서울 상암지구 입주권 '주춤'…분양가 높을 전망에 거래끊겨

  • 입력 2003년 3월 6일 18시 50분


새 아파트 분양가가 당초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면서 상암지구 입주권 프리미엄 상승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말 입주 예정인 2공구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제공 두산건설
새 아파트 분양가가 당초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면서 상암지구 입주권 프리미엄 상승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말 입주 예정인 2공구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제공 두산건설

서울 마포구에 조성되는 상암택지개발지구의 입주권 시세가 주춤하다. 올해 초 1억4000만원에서 시작해 아직까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아파트 완공이 가까워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다.

입주권이란 도심재개발사업 등으로 인해 집이 철거되는 사람들에게 주는 아파트 우선 청약권. 분양권과는 다르다. 거래 자체가 불법이다.

하지만 공공연하게 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데다 입주권 시세가 아파트 분양권 프리미엄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앞으로의 집값을 점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입주권 프리미엄 주춤〓상암지구에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는 9개 단지, 6250가구. 이 가운데 1805가구는 임대아파트, 871가구는 일반분양용이다. 철거민에게 주는 아파트는 전용면적 25.7평짜리 3574가구다.

입주권이 은밀하게 거래되는 것도 철거민용 3574가구를 겨냥한 것이다.

현재 올해 말 입주하는 2공구 내 2단지와 3단지 입주권 시세는 1억4000만원, 2005년 완공하는 3공구는 9000만원 안팎이다.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2배 오른 셈.

상암지구는 월드컵경기장과 100만평에 이르는 공원, 편리한 교통여건으로 인해 서울 강북의 주거특구로 통하는 곳이다. 따라서 불법을 감수하면서까지 입주권 거래가 잦았다. 이 때문에 프리미엄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상승세가 멈췄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거래도 거의 안 된다.

상암동 동원공인 관계자는 “가격이 한계에 달한 느낌”이라며 “찾는 사람이 간혹 있지만 가격이 워낙 높은데다 매물도 없어 거래가 안 된다”고 말했다.

▽분양가가 관건〓입주권 시세가 상승탄력을 잃은 이유는 무엇보다 불확실한 아파트 분양가 때문.

입주권은 말 그대로 입주할 수 있는 권리다. 분양가는 따로 내야 한다. 입주권 프리미엄은 아파트 분양 전에 형성된다. 따라서 분양가가 너무 높게 제시되면 프리미엄이 곤두박질할 가능성도 높다.

그간 현지 중개업소에서 예측한 아파트 분양가는 전용면적 25.7평(분양면적 32평 안팎) 기준 1억6000만원 선. 도시개발공사가 짓는 아파트이기 때문에 가격을 낮춰 잡았다. 특히 지난해 노원구 상계동에 분양된 도개공 아파트값이 1억4748만원이었다는 점을 들어 상암동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내다봤다.

마포구에서 집값이 가장 높다는 공덕동 일대 30평형대 아파트 값은 3억5000만원 안팎. 따라서 입주권 프리미엄 1억4000만원에 분양가 1억6000만원을 더해도 시세차익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아파트 분양(6월)이 가까워지면서 이 같은 추측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 도개공 관계자는 “아직 분양가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상계동 아파트값보다는 훨씬 높을 것”이라며 “주변 시세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개공 아파트 분양가는 건설원가와 주변 매매가 등을 감안해 책정된다. 상암동과 인접한 성산동 아파트값은 32평형 기준 2억4000만∼2억5000만원.

이 수준에서 새 아파트 분양가가 매겨질 경우 입주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가격은 3억8000만∼3억9000만원에 이른다. 서울 강북권 최고 시세를 형성하게 되는 셈이다.

상암지구의 주거 여건이 뛰어나다고는 해도 이 정도 가격이 시장에서 인정될지는 의문이다. 입주권 프리미엄이 주춤한 까닭도 이 때문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실제 아파트 분양이 시작되면 입주권 프리미엄이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상암지구 단지별 공급계획
공구단지평형(전용면적)가구수분양시기입주시기
2공구2 *15 752003년 6월2003년 12월
18582
3 25.75402003년 6월2003년 10월
3공구4 25.7605미정미정
32156
5 25.73292004년2005년 6월
32107
6 25.71582004년2005년 3월
32326
7 25.75712004년2005년 2월
321622003년 11월
8 25.7789미정미정
32120
*는 임대아파트 자료:서울시 도시개발공사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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