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 호프집에서 ‘기막히게 맛난’ 요리를 맛보고 그 맛을 잊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문제는 집에서 하는 요리에서는 통 그 맛이 나지 않을 때. 일류 요리사의 색다른 요리법을 어찌 따라갈 수 있느냐며 스스로를 달래보지만 실상 소스를 제대로 고르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행히 한국의 소스 시장에도 간장, 고추장, 된장, 마요네즈를 넘어 색다른 소스들이 밀려오고 있다. 같은 요리라도 소스가 다르면 맛도 완전히 색다르다.
요리와 소스의 ‘행복한 궁합’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자. 이 정도만 알아도 “우리 엄마, 최고”라는 찬사를 들을 수 있다.
▽빨간 타바스코 핫 소스=피자에 뿌려 먹는 매콤하면서도 상큼한 소스다. 고추장보다 덜 매우면서 상큼하다. 서양 소스 가운데 매운 ‘핫 소스’의 대명사격으로 아주 맵고 작은 고추 ‘타바스코’를 으깬 뒤 소금, 식초와 버무려 참나무 통에서 3년 이상 발효해 만든다. 외국 음식에 물리거나 속이 느글거릴 때 고추장 대용으로 아주 요긴하다. 스테이크나 피자 등 서양요리뿐 아니라 낙지전골, 닭 강정 등 한국 요리에도 그만이다.
▽노란 머스터드 소스=겨자 소스로 많이 알려져 있다. 햄버거나 핫도그에 발라 먹는 노란 소스는 대부분 머스터드 소스다. 겨자씨로 만들며 톡 쏘는 매운 맛이 난다. 이 소스에 허브와 백포도주를 섞은 ‘디종 머스터드 소스’는 톡 쏘면서도 달콤해 샐러드의 드레싱용으로 많이 쓰인다.
보통 고기나 소시지, 프렌치 프라이(감자튀김) 등을 찍어 먹기도 하고 냉채에 겨자 대신 넣는다. 케첩처럼 쓰임새가 넓다.
▽서양의 간장, 우스터 소스=우스터 소스는 1850년경 영국 우스터시에서 판매돼 이런 이름을 갖게 됐다. 대두, 식초, 야채 즙, 고추, 당밀, 토마토 으깬 것(퓨레) 등을 섞어 만든다. 색이나 농도가 간장과 비슷해 간장 대용으로 쓸 수 있으나 간장보다는 시고 짜다. 고기를 재울 때 쓰면 누린내를 없애주고 육질을 부드럽게 한다. 생선요리에도 좋다. 유럽에서는 ‘소스’하면 이 소스다.
▽중화 소스의 제왕, 이남기 소스=110여년 전통의 소스로 90여종이 개발돼 팔리고 있다. 홍콩의 유한회사 이남기에서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생굴을 소금물에 담가 발효시켜 만드는 ‘굴소스’는 거의 모든 중국요리에 사용된다. 한국 요리에도 고기를 재우거나 볶을 때 간장 대용으로 좋다. 중국 된장인 ‘두반장 소스’는 대두와 고추가 주성분이어서 향긋하면서도 톡 쏜다. 고추양념 대용으로 국내에서 많이 쓰인다. 요리 가운데는 ‘마파두부’용 소스로 알려져 있다.
▽각종 명품 소스=일본의 ‘기코만 간장’은 한국에서도 일식집에서 회를 찍어 먹는 데 많이 사용된다. 동양식 간장하면 서양 사람들도 이 간장을 떠올릴 정도로 유명하다.
토마토 퓨레와 양파, 후추, 식초 등으로 만든 ‘살사소스’도 멕시코 요리에는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맛이 매콤하면서도 개운해 거의 모든 요리와 잘 어울린다. 옥수수로 만든 고소한 스낵인 ‘토틸라’나 ‘나초’를 찍어 먹는다.
국내 소스로는 야채 및 과일을 잔뜩 갈아 넣어 한국적 입맛에 딱 맞는 고기 양념장 ‘다담’이 유명하다. 이밖에 스테이크 소스로는 ‘A1소스’나 ‘HP소스’, 일본 불독사의 돈가스 소스도 이름이 많이 알려졌다.
▽어디서 사나=대형 유통매장에서 대부분 팔고 있다. 가격도 대부분 5000원을 넘지 않는다. 이것 외에 다른 소스를 맛보고 싶으면 서울 강남 스타타워에 있는 ‘신세계 스타슈퍼’나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의 식품 명품관을 찾아가면 좋다. 이 밖에 패밀리레스토랑 ‘토니로마스’ 등에서도 자체 개발한 소스를 매장에서 팔고 있다. (도움말:신세계, CJ, 오뚜기, 토니로마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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