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스프 회장을 4년간 맡아오다 31일 퇴임하는 류종열(柳鍾烈·64·사진) 회장은 외국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마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한국바스프는 류 회장이 1999년 4월 취임한 이후 2000년 한화석유화학 주식 1억달러어치 인수, 여수유화단지 공장 부지 매입, 2001년 SK에버텍의 SM공장 인수(1억3000만달러) 등 줄잡아 5억달러 이상의 제조업 투자를 ‘유치’했다. 외환위기 이후 어려운 시기에 많은 투자가 이뤄져 한국바스프는 더욱 널리 알려졌다. 바스프는 현재도 군산에 2003년까지 ‘비타민 B2’ 공장을 새로 짓는 중이며 한국을 바스프그룹의 ‘발효기술 생명공학 센터’로 키울 계획이다.
그는 바스프가 한국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것은 “공장 안전과 인력 수준, 생산기술, 정보사회 인프라 등을 종합해 볼 때 한국이 아시아 어느 국가 못지않게 우수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본사에서 투자를 결정할 만한 위치의 인물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미리 준비해 열심히 설명하는 등 공도 많이 들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특히 독일 경영층이 한국의 노사관계를 우려해 투자를 꺼리면 “선진국들은 한국보다 더한 노사갈등을 겪지 않았느냐”고 반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아시아 각 경쟁국들이 항상 한국으로 오려는 외국 자본을 끌어가려고 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효성바스프와 효성중공업 대표이사, 기아자동차 법정관리인 등을 거쳤다. 그는 퇴임 후에는 전국 사찰을 돌며 당분간 쉬겠다고 말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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