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날 본보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아직 업무 파악이 안 된 상태여서 대통령 경제보좌관으로서가 아니라 그간 가져왔던 개인적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학자로서의 생각과 경제보좌관으로서의 생각이 다를 수 있는가.
“학자 시절엔 최선의 정책을 주장했지만, 정책하는 입장에서 보면 기업 금융 재정 등 경제현안들은 상호 연관돼 있다. 모든 정책에는 장단점이 있고 진선진미(盡善盡美)한 정책은 없다. 경제라는 게 총성없는 전쟁인데 국익을 위해 정책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돼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대통령이 판단을 내릴 때 여러 결정요인이 있을 텐데 정치외교적 고려 외에도 경제적 고려를 할 수 있도록 자문할 각오다.”
-북핵 문제의 경제적 영향력은….
“시장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이 ‘예기치 않은 일로 놀라는 것(surprise)’인데, 북핵과 이라크전이 이런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북한의) ‘벼랑끝 전술’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에 대해 검토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데….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20∼30%에 이른 적도 많다. 특히 신용카드 빚이 문제다. 급격하게 줄이면 부작용이 생기므로 안정적으로 축소해야 한다.”
―한국경제의 문제점은….
“거품에 의존하지 않고 기업의 수익창출을 통한 성장이 건실한 성장이다. 과거에 상당수 기업들은 땅값이 오르기를 기대하며 불필요한 부동산을 가졌다. 현재 국내 임금수준은 우리보다 고소득인 국가보다도 높다. 노동시장이 유연하지 않아서 그렇기도 하고, 퇴출돼야 할 기업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익은 없는데 임금이 지급된 결과이기도 하다.”
―어디서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나.
“과거처럼 정부-금융-기업의 밀착을 통한 투자확대와 리스크의 사회적 부담이란 모델은 더 이상 기능하지 못한다. 기업과 금융기관이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공공부문, 노동 등 다른 부문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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