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이 1대 주주인 SK C&C는 문제가 됐던 SK C&C와 최 회장의 지난해 3월 주식 맞교환 행위를 무효화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SK㈜의 보통주 646만주는 SK C&C로, 워커힐호텔 보통주 325만주는 최 회장에게 각각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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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구조조정본부 이노종(李魯鍾) 전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SK글로벌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대주주인 최 회장이 모든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최 회장이 SK글로벌 지분(3.31%·166억원 상당)과 다른 계열사의 지분 등 사재를 (SK글로벌에) 출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 이 전무는 “어느 계열사의 지분을 언제, 얼마나 출연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개인지분을 포기하겠다는 것은 경영권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지검 형사9부(이인규·李仁圭 부장검사)는 11일 SK그룹의 부당 내부거래 및 분식회계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최태원 SK㈜ 회장과 김창근(金昌根) SK그룹 구조조정본부장 등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 손길승(孫吉丞·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SK그룹 회장과 김승정(金昇政) SK글로벌 대표, 유승열(劉承烈) SK그룹 전 구조조정본부장, 윤석경(尹錫庚) SK C&C사장 등 SK 임직원 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SK글로벌㈜ 법인에 대해서는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약식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회장 등은 지난해 1월 SK글로벌의 2001년도 회계 결산을 하면서 관련 서류를 위조해 1조1881억원의 은행채무를 누락시키고 1500억원 상당의 허위 매출채권을 만들어 이익을 부풀리는 등 1조5587억원 상당의 분식회계를 한 혐의다.최 회장 등은 워커힐호텔 주식 변칙증여 및 SK증권 주식 이면거래 등을 통해 계열사인 SK C&C와 SK글로벌에 각각 716억원과 1355억원 등 모두 2071억원의 손실을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검찰은 SK글로벌이 부도가 나면 SK그룹 전체의 신인도가 떨어질 것을 우려한 SK그룹측이 1995년부터 그룹 차원에서 분식을 관리해 왔다고 설명했다.검찰은 또 SK글로벌이 분식회계를 통한 허위 실적을 이용해 대출 사기를 벌였는지 확인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회계 감리를 의뢰하기로 했다. 또 SK글로벌을 형식적으로 감사한 Y회계법인도 금감원에 통보, 그 결과에 따라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검찰은 SK글로벌이 SK㈜ 주식 1000만주를 해외에 위장 예치한 부분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을 의뢰했다. 이어 이 전무는 “SK그룹은 투명경영 체제를 추구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지주회사 형태로 나아갈 것”이라며 “구조조정본부는 계열사의 중복투자를 조정하는 등 필수적인 업무만 수행하도록 기능이 축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정부와 채권단은 자산매각, 증자 등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모든 수단을 SK그룹측에 요구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11일 오전 “채권 금융기관들은 사재출연은 물론 자산매각, 증자 등 SK글로벌의 재무구조개선 계획을 강도 높게 추진할 것”이라며 “다만 이 회사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수출입 거래에 대해 현 수준의 금융지원은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금감원 관계자는 “검찰 수사로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난 만큼 이 회사의 회계자료에 대한 전면 감리가 불가피하다”면서 “이 과정에서 다른 계열사의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면 이 부분도 감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이번 사태가 금융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금감위를 중심으로 한 대책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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