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의 지분을 갖고 있는 SK SKC가 11, 12일 연속 하한가의 '직격탄'을 맞았고 지분이 없는 SK텔레콤의 목표주가도 연일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SK글로벌의 분식회계가 계열사의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회사별로 큰 차이가 있다.
가장 큰 피해는 SK. 11일 공시를 통해 작년 순이익을 당초 5944억원에서 2968억원으로 줄인다고 밝혔다.
가장 큰 이유는 SK글로벌의 지분에 대한 손실 반영. 작년 9월말 현재 SK글로벌 지분을 38.7%(장부가 6401억원) 갖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3000억원을 손실로 떨어낸 것이다.
문제는 SK글로벌에 외상으로 석유를 준 '매출채권'이 약 1조1402억원에 이른다는 것.
동원증권 이정헌 애널리스트는 "받을 돈과 상계하더라도 최악의 경우 약 1조원의 추가 손실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이제까지 SK글로벌에 맡기던 주유소 운영을 직접 맡을 경우 연간 약 500억원의 영업이익(2003년 기준 약 10% 추정)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또 △그동안 SK의 문제로 지적됐던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주가의 급락으로 기업의 펀더멘털에 비해 크게 저평가됐다는 점에 동의한다.
신영증권 황상연 애널리스트는 "SK는 기업의 실적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낮다"며 "향후 3∼6개월 이내에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비해 SK텔레콤의 급락은 '심리적' 영향이 크다. 이를 반영하듯 주가는 전날 12% 이상의 급락에서 12일에는 0.35% 떨어진 14만2500원으로 마감됐다.
교보증권은 "SK텔레콤이 그룹 계열사에 대해 지급보증이나 지분을 갖고 있지 않고 미수금도 거의 없다"면서도 "우발채무가 생길 수 있고 투자심리가 악화돼 투자의견을 낮춘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증권 조점호 애널리스트는 "SKT가 계열사를 부당지원했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급락했지만 펀더멘털에 부정적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또 SK글로벌이 갖고 있는 SKT주식 2.72%를 사들일 것으로 밝히고 있어 수급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
SKC나 SK케미칼도 SK글로벌에 대한 투자지분을 제외하고는 지급보증 등 직접적 연결고리는 거의 없다.
다만, 시장에서는 "SK글로벌의 회생에 계열사가 동원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SK그룹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는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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