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최회장은 SK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또 분식회계 파문으로 환율과 금리가 급등하고 채권형펀드에 대한 환매 요청이 쇄도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채권단은 이날 SK글로벌에 한꺼번에 빚 독촉이 몰릴 것으로 보고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적용, 국내외 채권 채무를 동결하고 은행이 공동관리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19일 열리는 채권단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확정할 예정이다.
SK글로벌이 다른 SK 계열사 주식을 적잖게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SK그룹 전체의 지배구조가 완전히 바뀔 가능성도 있다. 채권단은 SK글로벌의 국내외 채무 8조2000억원 가운데 일반 상거래채권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채무를 동결하고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은행권이 SK글로벌에 빌려준 돈은 약 4조원으로 구조조정촉진법이 적용되면 20∼50%를 대손충당금으로 쌓아야 하므로 채권은행들도 큰 손실을 보게 된다.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이날 SK글로벌에 대한 여신잔액 4500억원 가운데 2500억원에 대해 최태원 회장이 개인지급보증을 섰다며 최 회장이 갖고 있는 모든 SK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SK글로벌 주식만을 사재출연 형식으로 내놓겠다며 반발하고 있으나 채권단의 입장이 워낙 강경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 회장이 끝까지 거부할 경우 채권단은 최 회장의 재산을 가압류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SK그룹 계열사들은 최 회장 경영체제에서 독립경영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 투신사에는 SK글로벌 회사채가 포함된 채권형펀드에 대한 고객들의 환매 요청이 폭주했다.
투신사들은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채와 회사채를 대거 시장에 내다 팔았으며 이 영향으로 금리가 급등했다. 3년만기 국고채금리는 연 4.69%에서 5.20%로 0.51%포인트, 회사채는 5.25%에서 5.85%로 0.60%포인트 올랐다.
정부와 투신사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SK글로벌 회사채가 포함된 채권형펀드에 대해 당분간 환매를 해주지 않기로 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SK분식회계 파장으로 전날보다 15.1원이나 오른 달러당 1245.0원으로 마감해 5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종합주가지수도 520선까지 밀렸다가 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어 간신히 530선을 회복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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