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버블(거품)에 대한 경고는 무시됐다. 그로부터 한달 남짓한 기간에 나스닥은 3분의 1이 떨어졌다. 2001년 3월부터는 경기침체가 시작됐다. 6개월 후엔 ‘9·11테러’를 만났다. 침체는 연말에 끝났지만 후유증은 그 뒤로도 경제를, 증시를 짓눌렀다.
3주년 기념식은 어디서도 열리지 않았다. 11일의 나스닥지수는 1,271.47로 3년 전 최고점에 비하면 4분의 3이 달아나버린 수준이다. 게다가 새털같이 가벼운 거래량은 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을 예고한다.
미국이 몰아붙이는 이라크전쟁은 투자자들의 머리 바로 위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11일 현재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올 들어 9.3%나 떨어졌다.
20세기 최고의 투자자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3년여 전 주가가 최고점에 가까워지자 기술주 매입을 거부했다. 많은 투자자들은 그가 드디어 감각을 잃었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1998년 중엽부터 2000년 3월까지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사의 주가는 47%가 폭락했다. 그 사이 나스닥지수는 166%가 치솟아 대조를 보였다. 그러나 최고점을 찍은 나스닥지수가 지금까지 75%가 하락하는 사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는 57% 상승했다.
그런 버핏이 최근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요즘 살 만한 주식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의 회사가 230억달러를 투자한 8개 회사는 코카콜라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전통적인 우량주들이다. 이들 종목은 지난 한 해 동안 주가가 2% 떨어졌다. 작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3% 떨어진 데 비하면 좋은 성적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도 지난해 주식을 샀다. 종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도 14억달러, 매수 17억5000만달러라고 밝혔다. 순매수 3억5000만달러로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이 회사가 지난해 채권에 투자한 100억달러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이처럼 채권에 돈이 몰리니 채권값이 치솟고 10년짜리 재무부 채권수익률은 3.568%로 수십년 내 최저수준을 기록 중이다.
홍권희기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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