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다음달경 미국의 유력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을 직접 방문해 북핵 문제, 노사관계, 새 정부 경제정책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조성익(趙誠翊) 재경부 국제금융심의관은 12일 “경제부총리와 금융정책 담당자들이 외평채 발행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이때 무디스 등 신용평가회사 및 한국에 투자하는 금융기관 관계자들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반기문(潘基文) 대통령외교보좌관, 차영구(車榮九) 국방부 정책실장, 권태신(權泰信) 재경부 국제금융국장 등 한국 정부의 경제·외교 대표단은 10, 11일 이틀간 뉴욕에서 골드만삭스 등 뉴욕 금융기관과 무디스, S&P의 담당자를 만나 한국의 안보 및 경제상황을 설명했다.
대표단은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제금융계에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졌고 한반도의 전쟁 위험이 과거보다 낮아졌다”며 앞으로 신용등급 조정 때 이를 반영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미국 신용평가회사측은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신용등급 사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심의관은 “정부 인사들이 외국 신용평가기관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시장에서 신용등급 하향에 대한 위험신호로 받아들여질 우려가 있어 방문사실을 미리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2월11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A3 긍정적’에서 ‘A3 부정적’으로 두 단계 낮췄으며 4월에 신용등급 조정과 관련해 다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송경희(宋敬熙) 청와대 대변인은 “반 외교보좌관 등의 이번 방미는 경제외교 성격뿐만 아니라 한반도 정세 등 국제 정치적인 문제와도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나종일(羅鍾一)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은 “한국 정부가 현재 상황을 모두 ‘컨트롤’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알리고 미 월가를 안심시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방부는 “차 정책실장은 현지에서 최근 한국의 안보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할 예정”이라며 “주한미군 감축과 재배치 등 한미동맹 재조정 논의가 대북(對北) 억지력을 약화시키거나 한국의 안보능력 저하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