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클릭]결론은 땅?

  • 입력 2003년 3월 17일 18시 13분


코멘트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의 여파로 부동자금의 휴식처였던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 돈이 뭉치로 빠져나가고 있다. MMF 잔고는 10일 62조8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13일까지 11조원 남짓 빠져나갔다. MMF조차 돈 빼기 힘들다는 점이 드러난 이상 MMF 엑소더스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

이제 떠돌이 돈이 갈 곳은 어디일까? 은행들은 반색하며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이나 정기예금을 추천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상품의 금리는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MMDA의 경우 △500만원 미만이면 이자가 없고 △1000만원 미만 0.5% △3000만원 미만 1% △5000만원 미만 2% △1억원 미만 3% △1억원 이상은 3.8%가량. 정기예금 금리는 △1개월짜리 3.9% △3개월은 4.3% 수준. 증권사 고객예탁금 금리(2%)를 간신히 웃돌고 물가상승률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애초 이런 저금리에 불만을 품고 부동산이 좋을까, 주식이 좋을까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결심을 하기에 앞서 잠깐 돈을 맡긴 곳이 MMF였다. 그러나 타자 대기석에서 배팅 연습을 하던 후속 타자를 벤치로 돌려보낼 정도로 그라운드 사정이 나빠지고 있다.

이래서 나오는 말이 ‘결론은 땅’. “그깟 이자 몇 푼 받아서 뭐하나. 아예 속 편하게 땅에 묻고 좋은 시절 기다리자”는 얘기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