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만든 인형을 미국 영국 캐나다에 수출하고, 홍콩에서 개발한 휴대전화 렌즈와 모듈은 한국의 삼성과 LG에 팔고, 한국에서는 창업투자회사를 만들어 ‘친구’ ‘달마야 놀자’ ‘2009 로스트 메모리즈’ 등 20여편의 영화에 투자해 큰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인형 판매 한가지로만 1억달러가 넘는 수익을 얻었다.
중국 붐이 일기 시작하던 92년 “홍콩에 사무실을 마련하면 나를 필요로 하는 바이어가 나타날 것”이라는 확신으로 ㈜대우를 그만두고 홍콩으로 건너온 그는 4개 공장 4000여명의 근로자를 거느린 국제 무역상으로 성장했다.
“만 10년 동안 홍콩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단 한 사람의 홍콩 관료도 만날 필요가 없었고 공무원 접대 같은 것은 더더욱 상상할 수 없었다”는 그는 “한국도 홍콩이나 싱가포르 수준의 기업환경이 돼야 경제 도약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나 언어 소통이 아니라 ‘제품의 경쟁력’과 ‘신용’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는 그는 “중국 진출을 원하는 업체나 사업가는 일단 홍콩에 법인을 세우고 중국에 투자하는 것이 지혜”라고 조언한다. 일찌감치 돈을 많이 벌었지만 최근 들어서야 비로소 벤츠와 페라리 스포츠카 등 명차(名車)를 구입한 그는 앞으로 전자 관련 사업에 주력할 생각이지만 궁극적인 꿈은 한국에서 제대로 된 제조업을 운영하는 것”이라며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표시했다. 이를 위해 한 달에 한 번 정도씩 꾸준히 한국을 다녀가고 있다.
홍콩=오명철기자 osc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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