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자신감에 앞서 딜러가 꼭 갖춰야 할 매매능력으로 판단력과 결단력이 있습니다. 자신감과는 좀 다른 차원이지요. 그럼 판단력과 결단력 중에서는 뭐가 더 중요할까요?
판단이 없는 결단은 무모합니다. 반대로 판단은 했는데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그건 우유부단한 것입니다. 저에게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무모함을 택하겠습니다.
무모한 결정 이후 실패했다면 경험이라도 건질 수 있지만 판단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는 우유부단으로는 아무 것도 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행이 없으면 결과도 없다는 얘기지요.
‘그때 내가 말한 대로 했다면 크게 벌었을 텐데…’ 또는 ‘그때 그 주식을 샀더라면…’ 하는 말을 많이 듣게 되는데, 이 얼마나 허망합니까. 아무리 현명한 판단이라도 실천으로 옮겨지지 않으면 공허할 뿐입니다.
그런데 ‘이거다’라고 생각될 때 실행에 옮기는 결단은 바로 자신감에서 비롯됩니다. 그래서 자신감의 중요성을 거듭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럼 자신감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로니컬하게도 매매 과정에서의 자신감은 매매 결과를 수정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역시 자신감이지요)에서 비롯됩니다.
주식시장이 시작됩니다. 전날 있었던 각종 뉴스가 모조리 시가에 반영됩니다. 물론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정작 중요한 건 시가가 아니라 그 이후의 움직임입니다. 오를까? 내릴까? 이 판단에 따라 주가지수 선물을 사거나 팔거나 해야 합니다. 매일 하는 일이고 직업이긴 하지만 지금도 첫 매매는 두렵기만 합니다. 하지만 실행합니다. ‘틀리면 정리하지’ 하는 배짱으로 말입니다.
외환위기 때 삼성전자가 3만4000원 근처까지 떨어졌던 적이 있습니다. 포항제철보다 더 낮은 가격이었죠. 그러나 보기만 하고 사지는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바보 같지만 그때는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그때 ‘2만5000원까지 밀리면 팔지 뭐’ 하는 자신감으로 삼성전자를 샀다면 못해도 10배의 수익을 올렸겠지요. 어떻습니까? 허망하지요.
이렇듯 결과적으로 아주 잘한 매매, 즉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 준 매매라도 처음에는 위험을 안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위험을 껴안아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거지요.
실행한 뒤에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다시 말해 내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되면 단호히 접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매매의 자신감이 나온다는 얘기입니다.
신아투자자문 사장 sinah@shinah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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