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9일 226억 순매수…삼성SDI-금융주 중심

  • 입력 2003년 3월 19일 18시 21분



‘따돌림효과가 클까, 이웃효과가 클까.’

외국인투자자들이 최근 대만 증시에서 공격적인 순매수로 방향을 튼 가운데 19일 한국 증시에서 7영업일 만에 소폭 순매수를 나타낸 것을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19일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22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11일 이후 7일 만의 순매수다. 외국인의 사자 주문은 삼성SDI, 국민은행 하나은행 삼성증권 등 금융주, 대우조선해양 등 환율수혜주에 몰렸다.

이에 앞서 외국인은 대만 증시에서 13일 순매수로 전환한 뒤 4영업일 만에 순매수 5184억원의 폭발적인 매수 공세를 폈다. 18일에는 반도체 주식을 중심으로 올 들어 가장 많은 287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이 아시아 시장에 대해 매수 우위 시각으로 전환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는 외국인이 대만 증시에서부터 불씨를 살려낸 배경으로 PC 마더보드 등 대만의 정보기술(IT) 제품 재고가 크게 줄어들면서 2·4분기(4∼6월) 이후 IT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들었다. 또 외국인 지분과 기관의 주식 편입 비중이 작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점도 외국인의 구미를 당겼다는 것.

오 연구위원은 “이 같은 대만 증시의 여건은 한국 증시와 사실상 똑같고 가격 메리트 면에서는 한국 쪽이 더 매력적이다”면서 “아시아증시를 좋게 보는 외국인들이 한국보다 악재가 적은 대만 시장을 먼저 공략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최근 외국계 투자은행의 권고대로 한국 주식을 팔고 그 돈으로 대만 주식을 사는 외국인은 적은 반면 신규 투자자금이 일단 대만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의견도 만만치 않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선임연구원은 “대만과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매매패턴이 방향과 강도에서 너무 현격한 차이가 난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증시에서 자금이 빠지는 상황에서 아시아시장에서 나타난 최근 외국인 동향은 한국이 앞으로는 우선적인 매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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