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튀기' 실적공시 주의하세요…3월 실적마감 정정 잇따라

  • 입력 2003년 3월 19일 18시 21분


벤처기업 넥스콘테크놀로지는 이 달 초 “당초 5억3000여만원으로 예측했던 2002년 순이익을 순손실 4억3000만원으로 정정한다”고 밝혔다. 자회사의 실적이 나빠져 생긴 손실(지분법 평가손실)만도 11억원에 이른다는 것.

동원도 원가절감을 통한 4억원 경상흑자를 공시했다가 외부감사 후 36억원 경상손실로 수정했고 백산은 4억원 당기순이익에서 2억원 적자로 정정했다.

12월 결산회사들이 3월말 실적 마감을 앞두고 공정공시를 통해 잠정 실적을 낮추는 ‘정정공시’를 줄줄이 내보내고 있다.

특히 외부감사 이후 실적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올 들어 18일까지 65개 기업이 외부감사 이후 실적을 정정하는 공시를 냈으며 이 가운데 실적이 이전보다 나빠진 기업은 56건(86.1%)에 이르렀다.

원인은 △자회사의 실적 악화로 예상보다 지분법 평가손실이 커졌고 △주가가 떨어지면서 투자유가증권의 손실도 늘어났고 △SK글로벌의 분식회계 파문으로 외부감사 역시 엄격해졌다는 것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소프트는 순손실을 약 5억9000만원으로 예상했으나 회계법인이 미국 현지법인에 대한 손실률을 30%에서 70%로 높이라고 권고하면서 순손실이 11억원대로 늘었다. 대창단조도 순이익이 9억9000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잠정치를 밝혔다가 회계법인이 재고자산 등의 가치를 크게 떨어뜨리면서 9억3000만원의 순손실로 돌아섰다.

자회사들의 실적 악화도 발목을 잡았다. 한글과컴퓨터는 순손실이 133억원일 것으로 발표했으나 과거 인터넷기업에 투자한 유가증권을 추가로 손실로 처리하면서 손실액이 241억원으로 늘었다.

회계사인 교보증권 성병수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비상장사의 결산이 늦어 비상장사를 자회사로 둔 기업이 뒤늦게 실적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거래소는 “자회사의 실적이나 투자한 회사의 주가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만큼 잠정치와 최종치가 지나치게 다른 회사는 문제가 있다”며 “투자자는 잠정치를 지나치게 믿지 말아야 하며 회사측은 실적이 바뀐 이유를 상세히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닥기업의 주요 실적 정정 사례 (단위:억원)
종목정정내용사유
정소프트영업손실 15.8→23.1, 순이익 -5.9→-11미국현지법인 대손율 상향
넥스콘테크영업이익 21.9→12.2, 순이익 5.3→-4.3대손충당금 추가 설정
한글과컴퓨터순이익 -133→-241지분법평가손실과 무형자산 감액손실
씨앤텔경상이익 4→-18지분법 평가손실
아남정보기술경상 467→413, 순이익 273→248외부감사 결과 반영
삼보정보통신영업이익 -26→-37, 경상손실 -20→-32매출원가 집계 오류
인피트론매출액 40.3→41.1, 경상이익 4.3→2.8지분법평가 손실
인터플렉스 경상이익 288.7→208.3외부감사 결과 반영
금호미터텍순이익 4.6→1.1외부감사 결과 반영
트래픽ITS순이익 15.9→11.2제조원가 추가반영
지이티경상이익 -10→-36지분법평가손실을 특별손실에서영업외비용으로 이전
실적은 2002년 기준, 공시는 올해 들어 이 달 18일까지. (자료:각 회사 공시)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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