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국채가산금리 일제히 하락

  • 입력 2003년 3월 20일 17시 18분


국제금융시장에서 이라크 전쟁이 조기에 종결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 국의 국채 가산금리가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홍콩시장에선 전쟁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제기되면서 실제 거래규모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특히 홍콩시장에서 투자분석가들은 이라크전쟁 이후 북한 핵문제가 본격화할 것으로 우려, 한국 채권물의 보유비중을 줄이도록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홍콩에서 거래된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의 가산금리는 미국 재무부채권(TB)기준으로 오전 1.70%에서 오후 들어 1.60%로 크게 떨어졌다.

이는 전날의 1.7%에 비해 0.1%포인트, 올 들어 최고 치였던 12일의 1.95%보다 0.35%포인트 각각 낮아진 수치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18일 1.75%, 19일 1.7%로 하락세를 보여 왔다.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각 국의 국채 가산금리도 이날 0.05∼0.1%포인트씩 하락세를 나타냈다.

외평채 가산금리 하락으로 한국전력과 산업은행 등 국내 기업 및 금융기관의 채권 가산금리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한은은 이라크 전쟁이 예상대로 조기에 종결되면 아시아 국가들의 국채 가산금리는 더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전쟁의 장기화, 유전 폭파, 이스라엘에 대한 생화학 무기 공격 등 악재가 나올 경우 가산금리는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투자가들은 전쟁 리스크가 커지면 신용등급이 낮은 국가의 채권 물부터 처분하기 때문이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1월말 1.17%에서 북 핵 문제가 본격화한 2월부터 지속적 상승세를 보여 왔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 투자가들이 이라크전 결과에 관계없이 북한 핵문제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투자분석가들이 한국 채권 물 보유비중을 줄이도록 권고하고 있어 한국 채권 물 가산금리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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