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수록 도전의욕이 불타고 할 맛이 난다”고 말문을 연 그는 “전경련은 학술연구소가 아니다. 이제는 정부에 건의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북아중심국가, 구조조정본부 폐지 등 정부의 각종 개혁 정책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새 정부 출범 후 전경련의 목소리를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
“기업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크게 강해지는 등 최근 기업을 둘러싼 주변 여건이 많이 변했다. 여건이 변한 만큼 정부 정책을 수용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업투명성 제고든 증권집단소송제든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조절돼야 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동북아 비즈니스중심국가에 대한 대책은….
“동북아중심국가는 사람과 물류를 중심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이를 위해 각종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 기존 각 기업체 연구소를 영종도 등 특정 지역으로 옮겨 단지를 만드는 형태의 정부안엔 회의적이다.”
―관료에 대한 평가는….
“나도 관료 출신이다. 관료를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과거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관료 체제가 지금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경제나 기업에 대한 과거 시각이 현재까지 지속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현 부회장은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부산시 감사원 등에서 근무하다 78년 전주제지에 입사해 삼성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비서실 및 구조조정본부 폐지에 대한 생각은….
“지주회사 체제로 되지 않는 한 인력, 자금 등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위해 필요하다. 오너의 전횡 등 부작용은 그룹 체질이나 오너의 성격에 따른 것이지 구조본 존재 여부와는 무관하다.”
―절정의 호황기 때도 기업은 ‘위기’라며 엄살을 부렸다는 지적이 있다.
“지금은 외환위기 때보다 심각한 위기다. 기업이 이익을 내고 있지만 이는 저금리, 구조조정에 따른 당연한 이익이다. 상품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금 우리는 착각을 하고 있다.”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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