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은 25일 투자와 사업을 분리하는 기업분할(인적분할)을 실시하고 투자부문을 전담하는 지주회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의 농심은 사업을 위주로 한 ‘농심’과 투자 및 자회사 관리를 맡는 ‘농심홀딩스’(가칭)로 나뉘게 된다. 분할 비율은 75.5 대 24.5.
농심은 기존에 해오던 라면과 스낵 사업 등을 담당하고, 농심홀딩스는 자회사로 농심 외에 율촌화학 태경농산 농심엔지니어링 호텔농심 등 7개사를 거느리게 된다.
농심은 이를 승인받기 위해 5월1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7월1일 지주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농심 관계자는 “사업분야별 전문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 독립적인 책임경영체제 확립 등을 위해 분할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4월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될 예정인 농심은 상호출자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농심은 농심홀딩스의 지주회사 요건(상장사 보유 지분 30%, 비상장사 지분 50%)을 맞추기 위해 율촌화학 주식 250만주를 주당 4170원에 장내매입할 계획이다.
이번 기업분할에 대해 증권사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동원증권은 “분리된 영역이 투자 부문이어서 기존의 영업활동에 영향을 미치거나 농심의 성장성을 침해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동원증권 김영록 애널리스트는 “농심이 율촌화학 지분을 사들이는 데 사용할 100억원과 지주회사에 넘기는 950억원이 부담”이라면서도 “이 비용이 고스란히 신설법인의 자산이 되므로 주주가치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현대증권 삼성증권 등도 지주회사 설립이 경영의 효율성에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분할 과정의 유통물량 감소와 지분 이동의 불확실성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비상장 자회사의 주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가치평가의 적정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며 투자의견을 기존의 ‘매수’에서 한 단계 낮췄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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