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신용카드사와 할부금융사 등이 신용갱생 프로그램을 부분적으로 도입한 적은 있으나 시중은행이 대대적인 신용구제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은행은 자체 신용불량자 5만2000명을 대상으로 연령, 소득 수준, 상환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빚 일부를 탕감하거나 장기 분할 상환하는 방식으로 신용갱생에 나서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특히 2만∼3만명으로 추산되는 20, 30대 신용불량자들을 중점 구제할 방침이다. 20, 30대는 취업 등을 통해 정상 신용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고 연체금액도 300만∼500만원으로 그리 크지 않기 때문.
반면에 40대 이상 신용불량자는 연체금액이 수천만원에 이르는 데다 소득이 불확실한 경우가 많아 상환능력 유무를 엄격히 따져 갱생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신용구제 대상자들에 대해서는 △원리금의 10∼20%를 탕감하고 나머지는 5년간에 걸쳐 분할 상환토록 하거나 △원리금의 30∼40%를 탕감하고 나머지를 일시 상환토록 하는 2가지 지원방안이 제시된다.
국민은행은 자체 신용불량자와는 별도로 국민은행과 다른 은행에 동시에 빚을 지고 있는 다중채무자 14만∼15만명에 대해서는 개인 워크아웃제 적용 외에 다른 은행들과 협의해 공동 대처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