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연체자 5만 2000명 구제키로

  • 입력 2003년 3월 26일 18시 34분


국민은행은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특별 신용갱생기간을 정해 다른 은행 연체 없이 국민은행에만 채무(가계여신 및 카드 빚)를 지고 있는 자체 신용불량자 5만2000명(9만4000계좌)을 대상으로 신용갱생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지금까지 신용카드사와 할부금융사 등이 신용갱생 프로그램을 부분적으로 도입한 적은 있으나 시중은행이 대대적인 신용구제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은행은 자체 신용불량자 5만2000명을 대상으로 연령, 소득 수준, 상환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빚 일부를 탕감하거나 장기 분할 상환하는 방식으로 신용갱생에 나서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특히 2만∼3만명으로 추산되는 20, 30대 신용불량자들을 중점 구제할 방침이다. 20, 30대는 취업 등을 통해 정상 신용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고 연체금액도 300만∼500만원으로 그리 크지 않기 때문.

반면에 40대 이상 신용불량자는 연체금액이 수천만원에 이르는 데다 소득이 불확실한 경우가 많아 상환능력 유무를 엄격히 따져 갱생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신용구제 대상자들에 대해서는 △원리금의 10∼20%를 탕감하고 나머지는 5년간에 걸쳐 분할 상환토록 하거나 △원리금의 30∼40%를 탕감하고 나머지를 일시 상환토록 하는 2가지 지원방안이 제시된다.

국민은행은 자체 신용불량자와는 별도로 국민은행과 다른 은행에 동시에 빚을 지고 있는 다중채무자 14만∼15만명에 대해서는 개인 워크아웃제 적용 외에 다른 은행들과 협의해 공동 대처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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