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불황·바다는 호황…항공업계 타격-해운업계 호황

  • 입력 2003년 3월 26일 18시 34분


‘하늘은 울고, 바다는 웃고.’

이라크전쟁으로 항공업계가 여객감소 등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반면 해운업계는 ‘반짝 특수’까지 일면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는 직간접적인 피해가 크다. 전쟁의 영향권 안에 있는 중동 노선을 폐쇄하는 것은 물론 여행심리 위축으로 다른 지역 노선에까지 찬바람이 불고 있다.

대한항공은 24일부터 인천∼두바이∼카이로의 중동 노선을 폐쇄했다. 일단 다음달 23일까지 한 달 예정이지만 전쟁이 길어지면 언제 재개될지 알 수 없다. 중동 노선 외에 다른 노선도 운항 노선과 편수를 크게 줄였다. 경기 불황에다 전쟁까지 겹치면서 여행객이 많이 줄어든 탓이다. 인천∼뉴욕 등 10개 노선은 4월 말까지 1개월여 동안 주간 총 17편을 줄였다. 이에 앞서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도 19일부터 5월 말까지 2개월 반 동안 1주일에 6차례 줄였다. 대한항공 권욱민 차장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동남아 노선 승객은 10%, 미주 노선은 11%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중동 노선이 없다. 하지만 미주 유럽 노선이 작년보다 5∼10%씩 빈 좌석이 늘었다.

반면 해운업계는 이렇다 할 피해가 없다. 국내 해운업체들은 이라크 항구로 직접 들어가는 항로가 없다. 오히려 전쟁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미리 물건을 확보하려는 중동 지역 바이어들이 몰려 배가 ‘만선’을 이루고 있다.

게다가 4월 초부터는 중동 노선의 운임이 오를 것에 대비해 미리미리 물건을 보내려는 화주들도 많다. 중동 노선 해운업체들은 다음달 1일부터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운임을 150달러 올리기로 합의해 둔 상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전후 복구 건설자재 수송 등 물량이 밀려들면 호황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운업계가 바라는 것도 전쟁이 되도록 빨리 끝나는 것이다. 전쟁이 장기화돼 경기가 위축되면 자연히 해운 화물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은우기자 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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