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경기 선행(先行)·동행(同行)·후행(後行)지수가 모두 낮아졌다. 세 지수가 한꺼번에 꺾인 것은 1년10개월 만에 처음이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도소매판매액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 낮아졌다. 도소매판매는 외환위기의 영향으로 경기가 바닥을 헤매던 1998년 12월 3.6% 줄어든 뒤로는 줄곧 증가해왔다.
▽소비 투자 동반 침체〓도소매판매를 부문별로 보면 자동차와 차량연료의 판매만 9.4% 증가하고 도매와 소매는 각각 0.2%, 7.4%씩 줄었다.
특히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해오던 할인점 매출도 12.4% 감소했다. 할인점 매출이 줄어든 것은 통계를 만들기 시작한 1995년 이후 최초다.
백화점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1.3% △12월 -13.8% △올해 1월 10.2% △2월 -13.7% 등으로 침체가 길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판매 현장이 얼어붙으면서 내수용 소비재의 출하도 2.3% 줄었다. 상품별로 보면 냉장고 김치냉장고 정수기 서적 화장품 등이 감소했고 승용차 프로젝션TV 노트 담배 등은 증가했다.
신승우(申昇雨)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소비심리 위축 외에도 지난해 2월에 있던 설이 올해는 1월로 옮겨간 점이 도소매판매 감소에 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통신기기와 컴퓨터 등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 줄었다. 설비투자는 1월에도 2001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인 7.7% 감소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반면 건설투자는 기성(공사실적)과 수주가 각각 9.0%, 44%씩 증가하는 등 활기를 띠었다.
▽경기지표 줄줄이 하락〓경기 선행·동행·후행지수는 전월에 비해 각각 0.3%, 0.1%, 0.5%씩 떨어졌다.
통계청은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경기동행지수가 작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떨어지고 전년 동월 대비 경기선행지수 상승률이 10개월째 낮아지는 등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경기선행지수는 설비투자와 주가지수 등 경기보다 앞서 변하는 9개 지표, 동행지수는 생산 수출 도소매 등 실제 경기와 같이 움직이는 7개 지표, 후행지수는 재고 소비지출 등 경기를 뒤따라가는 6개 지표를 각각 종합한 것이다.
올 설이 1월로 옮겨감에 따라 2월 소비가 줄어든 반면 생산은 조업일수가 늘어난 영향으로 호조를 보였다.
생산은 반도체(27.9%) 자동차(25.5%) 기계장비(19.3%) 등의 증가에 힘입어 작년 같은 달보다 10.2% 늘었다. 출하는 내수부문이 6.6%, 수출부문이 10.3% 증가했다.
제조업평균가동률은 지난해 2월보다 1.4%포인트, 올 1월보다 0.3%포인트 오른 77.8%였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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