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규 사장=경기가 불황이라는데 이라크전으로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되는 건 아닌가요?
▽이명우 사장=불확실 요인이 사라졌다는 점은 일단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돼 경기침체가 깊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이라크전쟁을 경기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두 사람은 최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 2003’ 전시회로 화제를 돌렸다.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유럽 최대의 정보통신 전시회인 ‘세빗 2003’을 보고 하루 전 귀국한 최 사장에게 이 사장이 질문을 던졌다.)
▽이=전시회에 내놓은 소니의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들은 보셨나요? 소니는 요즘 소비자의 즐거움을 극대화하는 디지털 기술의 융합에 관심이 많습니다. DVD캠코더나 200만급 화소 카메라를 내장한 PDA ‘클리에’ 등이 그것이죠.
▽최=디지털 컨버전스의 흐름 속에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해 필요한 정보를 받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대가 성큼 다가온 느낌입니다. 정보기기 및 가전 산업의 발전은 각 제품의 기능을 다양화하고 서로 연결되는 쪽으로 확실히 방향을 잡았다는 생각입니다.
▽이=‘연결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연결한다’는 게 소니의 전략입니다. ‘코쿤’은 개인용비디오리코더(PVR), PC, TV, 홈시어터, PDA 등 가정 내 정보기기를 연결한 편안한 홈네트워크를 만들려는 프로젝트 겸 브랜드 이름입니다.
▽최=소니 제품에는 얼리어답터를 열광시키는 특유의 매력이 있습니다. 독창적인 제품을 만드는 배경은 무엇입니까?
▽이=남이 먼저 한 것은 따라하지 않는 기업이념이 바탕입니다. 항상 새로운 일에 먼저 도전하다 보니 실패의 위험도 높지만 모든 직원들은 소니에 붙여진 ‘실험용 쥐’라는 별명까지도 명예롭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첨단 정보기기의 홍수 속에 새로운 기기의 사용법을 배우는 것조차 힘든 소비자들도 있는 법. 얼리어답터인 두 사람에게 디지털 컨버전스 같은 정보기술의 발달이 오히려 불편만 키우는 것은 아닌지 취재기자가 질문했다.)
▽최=익숙해지는 과정이 번거롭다고 문명의 진화를 외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TV나 오디오도 처음 나왔을 때는 다루기 어려운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으니 희망을 가져야겠죠.
▽이=패션쇼에 나오는 옷을 보면 ‘어떻게 저런 걸 입나’ 하고 말하지만 결국 그 흐름은 일반인들의 옷에도 유행으로 나타납니다. IT 및 전자업체가 기술 혁신을 게을리할 수 없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올해에는 이러한 소비자층도 적극적으로 파고들 계획입니다.
(최 사장이 화제를 바꿔 얼리어답터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느낀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최=소니 제품은 뭔가 달라서 좋았는데 요즘은 예전만 못하다는 느낌입니다. 전자제품의 규격도 너무 자주 바뀌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이=그만큼 경쟁사의 제품 수준이 높아진 것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업체들의 추격도 위협적인 수준입니다. 신기술을 선보이다 보면 규격 문제는 따르게 마련이지만 고객 서비스를 통해 불편은 최소화하겠습니다.
▽최=일본에는 이미 시장에 나온 제품을 한국에서는 살 수 없는 일이 많아 불편합니다. PDA나 PVR 같은 첨단 제품을 좀 더 빨리 한국 시장에 내놓을 계획은 없나요?
▽이=PDA나 노트북은 캠코더나 디지털카메라와 달리 현지화 작업이 많이 필요해 시장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 시장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자는 것이 소니코리아의 전략인데도 그렇습니다. 앞으로는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더욱 빨리 공급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이명우 사장 ▼
△1954년 부산 출생
△학력: 서울대 철학과,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학 석사
△주요경력: 삼성전자 컴퓨터 유럽 판매 법인장, 삼성전자 국제본부 마케팅 팀장, 삼성전자 미국 가전부문 사장, 소니코리아 대표이사
▼최문규 사장 ▼
△1969년 서울 출생
△학력: 연세대 건축공학 석사,
△주요경력: 삼성엔지니어링, 제10회 한국건축전 신인부 대상 수상, 이바닥 대표이사,인터넷 얼리어답(www.earlyadopter.co.kr) 사이트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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