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현재 체감경기가 심각한 상황이며 앞으로 경제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경제안정 및 재벌개혁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국민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본보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한국경제 상황에 대해 “나쁜 편”(65.4%) “매우 나쁜 편”(20.8%)이라고 답해 86.2%가 ‘나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가 좋다”는 응답은 10.7%에 그쳤다. 그러나 이는 본보가 미국 9·11테러 이후 2001년 11월에 실시한 여론 조사 때 94.1%(나쁘다 61.8%, 매우 나쁘다 32.3%)보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줄어든 것이다.
“경제가 좋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학생(21.6%) 20대(14.6%) 민주당 지지자(16.8%)가 평균(10.7%)보다 높았다. 반면 주부(6.7%) 자영업자(6.7%) 30대(8.7%) 40대(7.0%) 한나라당 지지자(5.6%)는 평균보다 경제를 부정적으로 보았다.
또 상당수의 한국인은 경제위기 발생을 걱정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가까운 시일에 국제통화기금(IMF)사태와 같은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느냐”는 질문에 76.1%가 “많이 느낀다”(24.5%)거나 “어느 정도 느낀다”(51.6%)고 답했다.
“(이전보다) 살림살이가 좀 나아지셨습니까”라는 ‘유행어’와 똑같은 질문도 해봤다. 응답자의 53.7%가 “더 쪼들리는 편”이라고 답했고, “더 여유가 생겼다”는 5.8%에 그쳤다. “비슷하다”는 39.6%.
직업별로는 자영업자(65.9%) 노동자(60.3%) 주부(58.6%)들이 “전보다 나빠졌다”고 답했고, 학생(38.0%) 사무직 종사자(40.3%)는 “나빠졌다”고 답변한 비율이 평균(53.7%)보다 낮았다.
노 대통령의 경제안정 노력과 재벌개혁에 “성공할 것이다”며 기대를 표시한 응답자는 각각 80.9%, 80.0%에 이르렀다.
이는 언론정책, 대미외교 문제에 대해 “잘 풀어갈 것이다”고 답변한 응답자가 65∼66%선에 머문 것보다는 높은 수치였다.
이 밖에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이라크전쟁은 한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응답자의 77.5%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답했고, “긍정적 영향이 더 많다”는 답변은 9.0%에 그쳤다.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답은 5.0%였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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