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 라이프]“유한 킴벌리요? 나무 심는 기업이죠”

  • 입력 2003년 4월 2일 17시 41분


한 신혼부부가 유한킴벌리가 주최한 ‘나무 심기 행사’에 참가했다.사진제공 유한킴벌리.
한 신혼부부가 유한킴벌리가 주최한 ‘나무 심기 행사’에 참가했다.사진제공 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는 특이한 회사다. 기저귀나 화장지 등 이 회사가 만드는 제품의 1차 원재료는 나무다. 나무를 소비하는 기업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유한킴벌리하면 나무를 심는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회사 이름을 들으면 숲을 떠올리고 나무를 생각한다.

이것은 유한킴벌리가 20년째 펼쳐온 숲 가꾸기 운동 덕분이다. 유한은 그동안 전국적으로 2000만 그루에 가까운 나무를 심었다.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하는 광고 카피 역시 20년간 한결같다.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은 문국현(文國現) 사장이 마케팅 부장 시절 직접 기획한 것. 문 사장은 당시 미국 호주 등에서 잘 가꿔진 아름다운 숲을 보고 감동을 받아 이 운동을 건의했다고 한다. 유한킴벌리는 매년 매출액의 0.5% 이상을 이 캠페인에 쏟고 있으며 문 사장은 ‘환경 전도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친환경적이라는 기업의 이미지는 곧바로 매출로 이어졌고 유한킴벌리는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존경받고 신뢰받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캠페인과 함께 유한킴벌리는 생산 공정 자체를 환경친화적으로 바꾸고 있다. 유한킴벌리의 환경경영 보고서를 보면 제품 설계에서 생산 공정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환경 문제를 1차적으로 생각한다. 야생목이나 열대림이 아닌, 펄프 생산을 위해 계획적으로 조림된 경제림에서 나온 원료만을 선택하는 것이나, 매달 수천t에 이르는 국산 재활용지를 구매해 원료로 쓰는 것 등이다.

환경의 중요함을 널리 알린 공로를 어찌 보고서의 숫자로 따질 수 있을까. 84년 이후 매년 봄 식목주간에 유한킴벌리가 여는 ‘신혼부부 나무 심기행사’에는 나무처럼, 숲처럼 살고 싶은 신혼부부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 그들은 나무가 아니라 희망을 심는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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