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SK㈜ 사전 거래…분식회계 발표전 2000억대 매매

  • 입력 2003년 4월 2일 18시 12분


SK글로벌이 분식회계 발표 1주일 전인 지난달 5일 주유소 일부를 대주주인 SK㈜에 2000억여원에 매각하고 매각대금 대부분을 임차보증금 및 매입채무 상환의 명목으로 SK㈜에 넘겨준 것으로 나타났다.

SK글로벌은 채권단 공동관리를 예상하고 미리 이 같은 거래를 통해 SK㈜의 손해를 줄여준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SK글로벌 채권단은 1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해당 계약을 전면 무효화하고 원상태로 돌려놓을 것을 SK글로벌에 공식 요구했다.

채권단에 따르면 SK글로벌은 당시 자사 소유의 주유소 일부를 SK㈜에 2143억원에 매각한 뒤 보증금 1028억원을 주고 이를 다시 임차했으며 나머지 대부분도 SK㈜에 대한 채무를 상환하는 데 사용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매각된 주유소는 SK글로벌이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에도 포함돼 있다”며 “해당 거래가 채권단의 동의 없이 이뤄졌기 때문에 일단 원상복구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SK글로벌은 채권단의 요구를 받아들여 SK㈜와 협의해 원상태로 복구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SK글로벌측은 “채권단 공동관리 이전에 회사 자산을 계열사로 빼돌렸다는 일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일상적으로 이뤄진 상거래였다”며 “임차보증금을 뺀 나머지 돈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채권단은 최태원 회장이 담보로 내놓은 SK계열사 주식을 최 회장으로부터 개인 보증을 받은 하나 우리 등 6개 은행만의 명의로 확보하기로 했다. 또 SK글로벌의 외부감사기관인 영화회계법인에 대해 분식회계를 파악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며칠 내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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