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감경기 급속 악화

  • 입력 2003년 4월 3일 15시 00분


대내외 경제환경의 불투명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일 업종별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90.2로 3월의 109.0보다 18.8포인트 하락, 심각한 경기부진을 예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BSI가 100아래로 떨어지면 이번 달의 경기가 지난달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뜻하며 100을 넘기면 그 반대인 경우다.

특히 계절적 변화요인을 빼고 본 계절조정지수는 81.0로 나타나 4월 전망치로는 외환위기 전후인 1997년 4월(77.4)과 1998년 4월(53.2)를 등을 제외하면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또 지난달 경영실적을 보여주는 3월 실적BSI는 89.3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연속 100미만인 것으로 나타나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전경련은 BSI 보고서에서 기업들의 체감경기 하락과 소비, 생산 등 다른 경제지표들의 급락을 고려할 때 현재 한국의 경제상황은 '상당한 위기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전경련은 "이라크 전쟁 장기화 우려에 따른 국제유가 불안, 북한 핵문제 등 대외적 요인악화에 따른 기업들의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으며 SK글로벌 분식회계, 카드채 문제 등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도 경기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경련은 이에 따라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제도도입을 추진하는 대신 기업현실을 배려한 시장친화적 정책을 추진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또 정부는 출자총액제한제도 강화와 금융계열사 분리청구제, 외국인 고용허가제의 도입 등에 신중해야 하며 에너지 절약을 위한 차량 10부제와 '서머 타임제'는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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