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은 올 들어 월 평균 30%가량 용역 수주 물량이 늘었다. 지난달에는 20여건을 따냈다. 작년 3월(14건)과 비교하면 50% 이상 증가했다. 이 달 들어서도 벌써 6건이 접수됐다.
한국리서치도 큰 폭의 증가세는 아니지만 조사 용역 의뢰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여론조사기관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보다 건설회사들이 분양 결과를 자신하지 못하기 때문. 작년만 해도 ‘말뚝만 박으면’ 아파트가 팔려 나갔지만 올해는 수도권 요지(要地)에서도 미분양이 생기고 있다.
모 건설회사 관계자는 “경기 북부에 조만간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하려는데 소비자들의 심리를 도무지 알 수 없어 여론조사기관을 이용하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용역의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 작년에는 주로 하자보수 만족도나 브랜드 인지도 등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특정 지역 소비자가 원하는 평형과 분양가 등을 조사해 달라는 요구가 대부분이다. 특히 분양가 상승 요인으로 지목됐던 옵션 품목을 어디까지 지원할 것인지를 묻는 건설회사가 많다.
김영철 한국갤럽 본부장은 “외환위기 때처럼 경기가 바닥권에 머물면 아예 용역 의뢰가 없지만 지금처럼 미지근한 상황에서는 건설회사들의 불안감이 가중돼 여론조사기관에 의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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