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 모델이 됐어요
“젊을 때 뭔가 새로운 일을 하고 싶었어요. ‘모델도 괜찮겠다…’ 싶더라고요. 사진을 찍고 프로필도 만들어 무작정 엄마와 함께 모델 에이전시를 찾아갔죠. 4,5군데를 갔더니 같이 CF를 찍어보자는 연락이 왔어요.”
‘손 모델’ 신씨가 모델이 된 사연을 말했다. 사실 이런 경우는 이례적이다. 대부분 전문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은 후에 모델이 된다.
‘보디 모델’ 이씨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 고등학생 때부터 모델 수업을 착실히 받아 지금은 경력 3년차 모델이 됐다. 매니저가 일정까지 관리해줄 정도.
9년째 모델을 하고 있는 한씨는 전신 모델로 시작했다. 잡지, CF, 의류 광고, 패션쇼 등을 두루 섭렵했다.
“몇 년 전에 ‘걸리버’란 휴대전화 모델을 한 적이 있어요. 스타킹 속에 휴대전화를 꽂아둔 사진을 찍었죠. 그 때 반응이 무척 좋았어요. 그 후로는 주로 다리 모델 제의가 들어오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한씨 다리는 무척이나 길었다. 170㎝ 키에 하체 길이만 92㎝였다. 현재 한씨는 1억원짜리 다리 보험도 들어둔 상태다.
#절대 쉬운 게 아니에요.
“016 휴대전화 광고를 찍을 때였어요. 샤워하는 장면이 있었죠. 한겨울에 3시간 동안 물세례를 받았어요. 다리 모델이었으니 위에는 가운을 입고 있었죠. 정말 얼어죽는 줄 알았어요.”
한씨가 먼저 힘든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나머지도 제각기 떠올리기 싫은 옛 기억들이 생각나는 듯했다.
“한번은 네살, 다섯살 아이들과 함께 CF를 찍었어요. 저는 엄마 역할이었고, 아기들이 침대에서 베개 싸움을 하는 장면이었어요. 근데 애들이 실제로 싸우는 바람에 둘 다 울기 시작하더라고요. 원래 낮 12시에 촬영하기로 했는데 새벽 2시가 되어서 겨우 촬영을 시작했어요.“(이씨)
모두 아기들과 광고를 찍는 게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아기는 도저히 통제가 안 된다는 것. 간혹 메인 연예인이 너무 연기를 못할 때도 부분 모델이 ‘죽는’ 날이라고 했다.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말은 모델 세계에서도 꼭 들어맞았다.
#이래저래 힘든 시기.
“최근 패션쇼가 있었어요. 모두 16명 모델 가운데 10명이 외국모델이었어요. 3년 전만 해도 1, 2명만 외국 모델이었죠.”(이씨)
2000년 들어서면서 외국인 모델이 많이 몰려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델료도 떨어졌다. 지금은 1990년대 말보다 30% 정도 모델료가 하락한 상태.
“외국 모델 가운데 10명 중 9명은 다리가 너무 굵어요. 의외로 가슴이 빈약한 모델도 많아요. 그런데 참 신기해요. 카메라 화면에 나오는 모습은 그렇게 예쁘더라고요.”
송씨의 말에 나머지도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 모습은 ‘꽝’이지만 소위 ‘화면발’은 외국 모델이 더 잘 받는다는 것. 특히 동양적인 느낌이 많이 나는 브라질 모델이 예쁘다고 했다.
“요즘은 경기도 나쁘잖아요. 기업들이 광고를 많이 줄였어요. 원래 지금이 봄 신상품이 나오면서 광고를 많이 할 때인데….”(한씨)
#브랜드 이미지를 잘 보여줘야죠
“브랜드별로 광고를 찍는 스타일도 달라요. 생활용품은 자연스럽게 촬영하지만 명품은 정적이면서도 활동성을 강조해요. 그래서 명품 광고가 훨씬 어려워요.”(이씨)
명품 광고는 까다로운 요구가 많다고 한다. 허리도 훨씬 깊이 꺾고, 손가락도 하나하나 선을 다 만들고…. 어떤 경우는 사진 1컷을 위해 이틀 동안 공을 들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기분 좋잖아요. 저 덕분에 그 브랜드가 더 돋보인다고 생각하면 힘든 줄 모르겠어요.”(한씨)
물론 계약하기 전에는 금액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계약을 한 뒤에는 어떻게 해당 브랜드를 더 잘 표현할지 고민한다. 몸의 일부만 얼렁뚱땅 내비친다고 생각하면 그 날 촬영은 말도 못하게 힘들어진다.
#예쁜 몸의 비결은.
“손은 무거운 물건을 싫어해요. 오일은 하루 3번 이상 자주 발라 주시고요. 또 설거지할 때, 겨울에 외출할 때 장갑을 꼭 끼세요. 외국에서는 잠잘 때도 손에 로션을 듬뿍 바르고 비닐 장갑을 끼고 자죠.”(신씨)
“다리는 물 마사지가 최고예요. 샤워를 할 때 종아리를 손으로 주무르면서 따뜻한 물로 마사지해 주세요. 피로가 금방 풀리고 근육이 안 생겨요. 매일 샤워할 때마다 2분 정도만 투자하세요.”(한씨)
“평상시에 배에 힘을 주고 다니세요. 아랫배와 엉덩이에 힘을 주고, 가슴을 내밀고, 그렇게 걸어보세요. 전체적으로 몸이 균형 있게 바뀌어요.”(송씨)
“벽에 등을 완전히 붙인 다음 뒤꿈치는 들고, 무릎과 엉덩이에 힘을 주세요. 어깨는 힘을 빼고요. 아마 30분을 못 버틸 거예요. 모델 연습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자세예요. 예쁜 몸매로 가꿔주는 지름길이기도 하고요.”(이씨)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박 용기자 parky@donga.com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손 모델 신지연씨(24)▼
주소: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취미: 음악 감상
주량: 맥주 1병. 분위기 따라 그 이상도 가능
남자친구: 없음
출연작품: 초코하임, 클린앤클리어,
매일맘마, 네이트, 소니 등
경력: 3년
▼다리 모델 한은산씨(나이 비밀)▼
주소: 서울 동작구 상도동
취미: 영화감상, 여행
주량: 전혀 못함.
남자친구: 없음
출연작품: 걸리버 휴대전화, 에스콰이아, 미에로화이바,비비안 필립스 여성용 면도기 등
경력: 9년
▼목과 어깨선 송수정씨(26)▼
주소: 서울 강서구 화곡동
취미: 레포츠
주량: 맥주 5병
남자친구: 친구만 있음
출연작품: 비너스, 존슨앤존슨,금강고려화학 등
경력: 8년
▼보디 모델 이민정씨(21)▼
주소: 서울 강남구 삼성동
취미: 잡지보기, 춤추기
주량: 전혀 못함
남자친구: 있음
출연작품: 씬, 존슨즈 베이비오일,삼보컴퓨터, 마리끌레르,윈저, 불가리 등
경력: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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