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명품]박카스, 감성에 호소 40년간 138억병 팔아

  • 입력 2003년 4월 9일 16시 56분


1966년 선보인 박카스 광고.사진제공 동아제약
1966년 선보인 박카스 광고.사진제공 동아제약
장수상품의 배경에는 저마다 독특한 마케팅 기법이 있기 마련. 대학 경영학과에서 케이스 스터디를 할 만큼 성공 사례로 넘쳐난다.

그중 동아제약의 ‘박카스’는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 기법의 대명사. 박카스는 1961년 발매된 지 3년 만에 자양강장제 부문에서 판매액 1위를 차지했다. 지금도 동아제약의 ‘대표주자’로 손색이 없다.

‘박카스 신화’로 불리는 이 같은 성공의 밑바탕에는 뛰어난 광고가 있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40, 50대 소비자에게 박카스는 ‘활력을 마시자’ ‘승리는 체력에서’라는 광고 카피로 기억된다. 동아제약이 젊은 층을 겨냥해 98년부터 새로 도입한 카피는 ‘지킬 것은 지킨다’. 월드컵경기대회 직후인 작년 7월부터는 ‘젊은 날의 선택’을 화두로 20대를 공략하고 있다.

덕분에 최근 조사에서는 20대 소비자 가운데 90% 이상이 박카스를 구매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를 뛰어넘는 수요층을 확보한 것. 동아제약은 지금도 매출의 5%(100억원) 안팎을 광고비로 투입한다.

동양제과의 ‘초코파이’도 감성 마케팅에서 빼놓을 수 없다. ‘초코파이=정(情)’이라는 광고를 통해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선호하는 간식으로 제품 성격을 바꿨다.

상징물을 통해 제품을 소비자들의 뇌리에 각인시켜 매출로 연결하는 경우도 있다.

주류 시장의 영원한 명주(名酒)인 진로 소주는 두꺼비 상표로 더 유명하다. 하지만 54년 처음 선보였을 때만 해도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당시엔 크고 작은 양조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술이 넘쳐났기 때문.

진로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아침저녁으로 찬 이슬을 먹고사는 동물인 두꺼비를 상징물로 정했다. 여기에 ‘병마개 속의 두꺼비를 찾으세요’ 등과 같은 이벤트를 사용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애주가들이 ‘소주 한잔 하자’고 하기보다는 ‘두꺼비 한 마리 잡자’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밖에 22년째 생산되고 있는 LG생활건강의 ‘페리오치약’, 한국야쿠르트의 ‘야쿠르트’ 등은 유사한 기능성 상품이 홍수를 이루고 있음에도 꾸준한 마케팅을 통해 인지도를 유지하는 사례로 꼽힌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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