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태안 현장르포]오산-평택까지 아파트 프리미엄 상승세

  • 입력 2003년 4월 9일 17시 12분


동탄신도시 개발을 앞두고 경기 화성시 태안읍 일대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9일 태안읍 진안리의 공인중개사무실마다 전국에서 몰려온 투자자들의 승용차가 가득하다. 태안=김창원기자
동탄신도시 개발을 앞두고 경기 화성시 태안읍 일대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9일 태안읍 진안리의 공인중개사무실마다 전국에서 몰려온 투자자들의 승용차가 가득하다. 태안=김창원기자
9일 오후 경기 화성시 태안읍 O공인중개사. 5명이나 되는 상담원이 전화기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쉴새 없이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에 대화가 제대로 이어지지 못할 정도였다.

“아∼ 고 사장님. 작업은 다 됐는데요. 한번 나오시죠. 서두르지 않으면 놓칠 것 같아요.”

“여보세요. 네∼. 현재 프리미엄이 좀 붙었는데요 아직은 괜찮네요. 돈은 얼마나 가지고 계신데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직후인 작년 10월 말. 당시 이 지역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원망하며 태안을 떠나고 있었다.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게 언론 때문이라고 원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5개월 만에 상황은 180도 반전됐다.

최근 한달 사이 태안읍 진안리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는 2배 이상 늘어 100여곳이 성업 중이다. 부동산중개업소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차량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이제는 분양권에서 땅으로〓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분양권 프리미엄 열기가 이제는 땅으로 옮겨 붙고 있다. 목 좋은 상업용지나 단독주택지는 이미 2배 이상 뛰었다.

4월 말 개통을 앞둔 병점역 일대 땅값은 작년 말 현재 평당 1400만원에서 불과 5개월 만에 3000만원으로 치솟았다. 현재 아파트 공사가 진행 중인 진안리 일대의 도로 옆 상업부지도 7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올랐다.

O공인 이모 사장은 “작년까지 평당 200만∼300만원에도 나가지 않던 단독주택지가 이제는 1000만원을 주고도 살 수 없을 정도”라면서 “병점역 개통, 동탄신도시 등 개발 호재를 앞두고 전국의 돈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J공인 장모 사장은 “최근 나오고 있는 땅은 대부분 충분한 시세차익을 거둔 후의 것이기 때문에 가격 부담이 커 실거래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추가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상승세 남부로 이동 중〓태안읍 일대 아파트 프리미엄 상승세도 여전하다. 지난달 초 6.3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면서 수도권 1순위에서 마감된 화성 기산리 대우아파트는 분양 한 달 만에 3000만원이 넘는 전매 프리미엄이 붙었다. 작년 말에 분양한 LG자이 33평형도 3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2억원을 육박하고 있다.

A공인 강모 사장은 “분양한 지 1년이 안된 분양권은 전매 자체가 불법이지만 전체 분양물량의 20∼30%가 전매물로 나와 있다”면서 “이중 상당수가 여러 차례 ‘손 바뀜’을 거쳤다”고 말했다.

태안에서 20㎞ 떨어진 오산시 운암지구 기존 아파트도 덩달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아파트 38평형과 주공3단지 32평형도 평균 2000만∼25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수청지구 우미이노스빌 34평형은 4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1억90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평택시 안중동 영풍마드레빌 32평형은 최근 1200만원이 올라 1억3790만원이다.

▽왜 오르나〓부동산전문가들은 프리미엄 급상승의 진원지를 ‘동탄신도시’로 분석한다. 동탄신도시 아파트 예상분양가가 평당 650만원을 웃돌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세차익을 노린 가(假)수요가 달라붙고 있다는 것. 프리미엄은 기존 아파트 가격을 부풀리고 이는 다시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 남부 부동산경기 급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보통 택지지구가 개발된 후 인근지역이 개발되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태안지역은 택지지구 개발이 이뤄지기도 전에 비(非)택지지구에 기대심리가 강하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가수요가 많아 실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분양권 프리미엄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지만 섣불리 매입하면 ‘상투’를 잡을 수도 있다”면서 “분위기에 휩쓸려 뒤늦게 분양권을 매입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남부 상반기 분양예정 아파트
위치건설업체분양가구수평형분양예정문의
화성시 봉담읍벽산건설50224,325월02-767-5266
〃 태안읍신한85025∼455월02-369-0215
〃 봉담읍신창건설110033∼465월031-386-8891
168433∼596월
〃 태안읍고려산업개발193225∼475∼6월031-273-4793
〃 태안읍월드건설41428,336월02-3779-0346
〃 태안읍주택공사83621,246월1588-9082
〃 태안읍한승종건106328∼466월031-874-8090
〃 태안읍동문건설72329,336월02-786-7344
오산시 원동대우건설90030,314월02-2288-5454
〃 원동대림산업280024,33,455월02-2011-7833
〃 안양동우림건설390미정6월02-588-0310
분양일정은 건설업체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음. 자료:내집마련정보사

태안=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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