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주가는 그동안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침체장의 주가를 떠받쳐 왔다. 그러나 실적 악화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서 어두운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의 추가 하락시 증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기존보다 23% 낮은 2만9397원으로, 12개월 예상주가를 46만원에서 42만원으로 떨어뜨렸다.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 반도체 분야의 실적 부진과 삼성카드 증자 참여에 따른 손실을 우려한 것.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증권 등도 목표 주가와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증권사의 전망도 부정적이다. 대신증권은 “휴대전화 내수판매 감소 등으로 2분기 실적이 나빠질 것”이라며 목표 주가를 46만원에서 36만원으로 내렸다.
부정적 전망의 첫 번째 근거는 지지부진한 반도체 가격의 움직임.
올 초까지만 해도 반도체 가격이 4월 이후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JP모건은 최근 2·4분기(4∼6월) 반도체 가격이 다시 3달러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공급 과잉상태가 해소되지 않아 3·4분기(7∼9월)까지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끝나가는 것 역시 주가 하락의 한 원인이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매입 대상 310만주 가운데 30만주 정도만 남았다.
그러나 UBS워버그 증권은 이날 “경영 전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할 것으로 기대해 삼성전자와 아시아 기술주의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대우증권 정창원 애널리스트도 “반도체 가격은 이미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며 “자사주 매입 완료 이후 단기적으로 하락하더라도 주가는 다시 오를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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