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이 예상보다 일찍 끝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건설회사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중동지역의 전후(戰後) 복구시장에서 ‘건설 특수(特需)’가 기대되기 때문.
KOTRA에 따르면 이번 전후 복구시장의 규모는 약 1050억달러로 추정된다.
대부분이 건설과 관련될 것으로 보여 국내외 건설회사의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현대건설은 전쟁을 앞두고 쿠웨이트에서 철수했던 근무 인력 가운데 알아마디항만 공사현장의 소장 등 3명이 7일 현지로 복귀했다고 9일 밝혔다.
쿠웨이트에서는 일단 위급한 상황이 지나간 것으로 보고 공사 재개를 준비하기 위한 것.
또 ‘전후 복구사업 추진반’을 구성하고 이라크 바그다드 지사 인력을 전쟁 전 1명에서 상무급 지사장 등 5명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13일에는 현대건설 해외영업본부장인 김호영(金虎英) 부사장 등 7명이 벡텔 플로어 KBR 등 미국의 건설엔지니어링회사와 복구사업 참여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출국할 예정이다. 전쟁을 주도한 미국과 영국이 복구사업에서도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높기 때문.
현대건설은 1991년 걸프전이 터지기 전에 이라크에서 30여건, 41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한 경험이 있다.
대우건설 이정구(李禎久) 영업담당 사장도 “중동지역 복구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친분이 있는 석유 메이저 회사 등과 활발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현재 나이지리아에서 엑슨 모빌과 로열더치셸 등 석유 메이저 회사와 함께 플랜트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이들과 공동으로 중동지역의 정유 플랜트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SK건설은 쿠웨이트의 알피엠에이 정유공장 등의 근무인력 36명 중 3명을 복귀시킨 데 이어 이번주 안에 10명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또 미국 회사와 복구사업에 컨소시엄 형태로 진출하기 위해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LG건설도 쿠웨이트 엠에이비 정유공장 발주처와 공사 재개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이라크의 정유 플랜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미국의 파트너 업체와 접촉 중이다.
국내 건설·엔지니어링회사 중동지역 진출 현황 3월 말 기준 | ||||
국가 | 회사 | 공사현장 | 계약액 (백만달러) | 한국근로자 (명) |
이란 | 현대건설 대림산업 LG건설 삼성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 | 12 | 4,047 | 224 |
아랍에미리트 | 두산중공업 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건설) 쌍용건설 현대건설 SK건설 범진 태림 우림 | 9 | 2,031 | 196 |
쿠웨이트 | 대림산업 SK건설 LG건설 현대건설 두산중공업 | 10 | 1,435 | 3 |
사우디아라비아 | 현대건설 동아건설 등 15개 회사 | 23 | 1,147 | 189 |
카타르 | 현대건설 LG건설 삼성건설 동영엔지니어링 태림 | 4 | 953 | 90 |
오만 | SK건설 대우건설 | 2 | 97 | 10 |
요르단 | 코오롱건설 | 1 | 7.5 | 0 |
자료:건설교통부 |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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