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다른 규격을 내놓은 업체들은 ‘기판 규격 경쟁에서의 승리가 곧 차세대 시장주도권’이라고 보고 있는 것.
삼성전자와 LCD 시장 세계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LG필립스LCD는 9일 세계 최대 크기인 6세대 LCD 생산라인 투자를 발표해 이 같은 차세대 규격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구본준 LG필립스LCD 사장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개막된 디스플레이 전문전시회 ‘EDEX 2003’ 기조연설에서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 분야 선두를 지키기 위해 1500×1850㎟ 규격의 6세대 생산라인을 구미 지역에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 사장은 “6세대 라인은 2005년 1·4분기에 가동을 시작할 예정으로 30인치 초대형 LCD를 8개까지 만들 수 있는 유리기판을 매달 6만장 이상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기판 규격을 7세대 수준으로 높인 신규라인 건설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차세대 LCD 규격을 둘러싼 격전을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업계에서는 가장 큰 1800×2100㎟ 규격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규격 차이는 회사마다 차세대 주력 시장에 대한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다. LG필립스LCD가 차세대 주력제품을 30인치로 보는 반면 삼성전자는 40인치급 제품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37인치 제품을 차세대 주력 제품으로 정한 샤프는 내년 초 가동을 목표로 1500×1800㎟ 규격의 6세대 라인을 세우고 있다.
LCD 사업은 생산설비를 한 번 갖추면 기판 규격을 바꾸기 어려워 주력 제품의 향방에 따라 업체들의 희비도 크게 엇갈릴 전망. 2년 뒤 대중화될 제품이 30인치급이라면 LG필립스LCD가, 40인치급이라면 삼성전자가 유리하다. 과거 13.3인치와 14인치, 17인치와 18인치 제품간의 대결에서는 14인치와 17인치가 각각 승리를 거둬 삼성전자가 실익을 챙겼다. 삼성전자 LCD사업부 조용덕 상무는 “LCD 기판 규격은 최고 50%까지 생산성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기업으로서는 사활이 걸린 사안”이라고 말했다.
업체별 차세대 LCD 가판 규격 비교 (단위:㎟) | ||
규격 | 기판 한 장에서 나오는 제품수 | |
삼성전자 | 1800×2100 | 46인치 6장 |
LG필립스 LCD | 1500×1850 | 30인치 8장 |
샤프 | 1500×1800 | 37인치 6장 |
자료:업계 |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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