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 한나박사 "한국경제 단기부양책 필요"

  • 입력 2003년 4월 10일 18시 07분


“한국 경제가 외부 충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충격이 해소될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 단기 부양책을 써야 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원장 안충영·安忠榮)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미국 씨티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 도널드 한나 박사(사진)는 9일 “한국 정부가 최근 불황을 지켜만 보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상황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그는 이자율 인하 등 정부가 통화정책 위주의 적극적인 단기 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 경제는 재정적자와 부실채권으로 고통받고 있는 일본이나 생산성 증가율이 낮고 정책 유연성이 떨어지는 유럽보다 펀더멘털(기초경제여건)이 튼튼하다. 미국 경제 최대의 불안요인으로 지적되는 주택시장 거품론도 분석 결과 주택 가격이 적정 수준보다 10% 정도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경제는 해외 의존도가 낮아 전쟁에 따른 영향도 상대적으로 적다. 하반기부터는 본격 회복될 것이다”며 이라크전쟁 이후 미국 및 세계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오히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앞으로 세계 경제에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스가 비즈니스 활동을 위축시켜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그 여파가 세계 경제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사스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은 정부 발표보다 피해 규모가 훨씬 큰 것으로 보인다.”

그는 “미국이 더 이상 북한의 협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중국도 일본의 핵무장을 유도할 수 있는 만큼 북한의 핵보유에 부정적이다. 북한은 다자간 협상 테이블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이라크전 이후 최대 지정학적 위협으로 꼽히고 있는 북한 핵문제는 다자간 협상 테이블에서 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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