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골프부킹 금지령…작년 기업 접대비 4조 7000억

  • 입력 2003년 4월 10일 18시 30분


지난해 한해 동안 국내 기업들이 지출한 접대비 규모가 4조7000억원으로 올해 정부 예산(112조원)의 4.2%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룸살롱과 골프장에서 쓴 향락성 접대비가 1조8330억원으로 전체 접대비의 39%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용섭(李庸燮) 국세청장은 10일 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99년에 2조7000억원이었던 접대비가 불과 3년 사이에 74%나 늘어났다”며 “기업 경영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향락성 접대비를 줄이겠다는 정부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청장 재임 기간 중 골프를 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청장은 “오늘(10일) 아침 간부회의에서 골프를 치지 않겠다고 공개 선언한 만큼 국세청에서 골프 문화가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국세청이 이제는 권력기관이 아닌 만큼 세무 공무원이 골프장에 부킹을 부탁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며 “감찰 활동을 벌여 골프 접대를 받거나 부킹을 하다가 적발된 직원은 처벌하겠다”고 언급했다.

국세청 직원의 골프 부킹 금지령은 99년 9월말 안정남(安正男) 전 국세청장 시절에도 내려진 바 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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