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멋]음료업계 “스포츠마케팅 화두 축구에서 마라톤”

  • 입력 2003년 4월 14일 16시 27분


국내에서 마라톤 붐이 일면서 음료회사들이 ‘마라톤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다. 대규모 국제 마라톤 대회에 파트너로 참가하는 것은 물론 ‘인라인 마라톤’ ‘어린이 마라톤’ 등에도 음료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음료회사가 스포츠경기 중 마라톤에 주목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음료의 가장 기본적인 상품 이미지인 ‘갈증 해소’를 전달하기 쉽기 때문. 또 대규모 대회는 TV로 생중계돼 참가자와 시청자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도 있다. 경기가 2∼5시간 지속돼 소비자에게 브랜드가 노출되는 빈도가 많다는 특징도 있다.

국내 음료회사에 따르면 올해 전체 음료시장의 규모는 약 3조5000억원. 이중 스포츠음료는 2900억∼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음료회사들은 마라톤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스포츠음료 시장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스포츠음료 경쟁〓마라톤 마케팅에 가장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단연 스포츠음료를 내놓는 음료회사다.

"달리면서 시음하세요"

동아오츠카가 마라톤 마케팅을 벌이는 제품은 ‘포카리스웨트’.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열리는 하프마라톤과 국제서울여자마라톤 등에 포카리스웨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의 이시명 스포츠담당 계장은 “인기 스포츠인 마라톤과 농구, 야구 선수들이 포카리스웨트를 마시는 장면이 신문과 TV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됐을 때 파급효과는 단순히 제품 광고만 했을 때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이온음료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포카리스웨트는 현재 한국농구연맹(KBL)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공식음료 파트너로 지정돼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주력 상품은 ‘게토레이’. 이 회사는 지난해 동아서울국제마라톤 등 10개 대회에 게토레이를 지원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8개 대회에 음료를 제공할 예정.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마라톤을 하면서 시음을 통해 스포츠음료의 효과를 직접 확인시킬 수 있고 마라토너를 ‘게토레이 마니아’로 이끌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국코카콜라는 ‘파워에이드’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월드컵대회가 있었던 지난해에는 스포츠 마케팅의 공략 대상이 축구였다면 올해는 마라톤 등 다양한 스포츠에 분산해 자사의 스포츠음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진행요원으로 나선다〓단순히 음료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임직원이 경기 진행요원으로 나서는 음료회사도 있다.

"급수대 봉사는 저희가"

샘물 ‘산수’를 내놓는 산수음료가 대표적인 사례. 사장부터 말단 직원까지 마라톤 대회가 있는 날이면 경기 자원봉사자를 자청, 구간 급수대에서 선수에게 직접 산수를 전달하고 있다.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는 횟수가 늘면서 급수대 간격과 배치 등에 관한 ‘노하우’까지 생겼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산수음료가 스포츠 마케팅에 나선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 대회의 공식 샘물로 지정되면서부터다. 이후 97년 마라톤 대회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매년 5, 6개 대회에 샘물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동아서울국제마라톤과 코리아오픈마라톤에 참가했으며 4월 13일 전주군산마라톤대회와 9월 동아경주마라톤 대회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틈새시장을 노려라〓대부분의 회사가 성인 마라톤 대회에 집중한다면 한국코카콜라는 어린이 마라톤 대회에 관심을 가지는 회사.

"인라인 마라톤도 좋죠"

이 회사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열리는 ‘어린이 마라톤’ 행사에 자사 음료인 ‘푸 허니레몬’을 지원할 예정이다. 푸 허니레몬은 꿀과 레몬 성분이 담겨있어 어린이 성장발육에 초점을 맞춘 음료.

푸 허니레몬을 마라톤과 연계해 ‘건강음료’ 이미지를 확립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자녀를 응원하러 나온 부모에게 자연스럽게 상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는 것.

최근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끄는 ‘인라인 마라톤’도 관심 대상이다. 인라인 마라톤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장거리를 질주하는 운동.

한국코카콜라는 올해 인라인 마라톤 대회에 파워에이드를 지원하고 관련 이벤트를 벌일 예정이다. 또 크리스탈샘물도 최근 열린 인라인 마라톤 대회에 자사 생수를 제공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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