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멋]칵테일'五感만족' 음주법

  • 입력 2003년 4월 14일 16시 34분


요즘 들어 재료와 기구를 갖춰놓고 집에서 칵테일을 손수 만들어 즐기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칵테일은 술에 또 다른 술이나 ‘리큐르’(술 과즙 향료 당분 등을 섞어 만든 알코올 음료)를 혼합한 것. 잘 만든 칵테일은 색, 맛, 향의 3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칵테일이 섞어 마시는 음료라는 점에서 중동의 문명발상지인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강변의 고대인들이 오염된 강물에 꿀을 타서 마신 것을 칵테일의 발상으로 설명하는 사람들이 있다.

고대의 로마군들은 유럽의 점령지에서 배탈을 막기 위해 포도주에 술을 섞어 마셨다고 한다. 7세기 중국의 당나라에서는 포도주에 말젖을 섞은 유산균 음료가 인기를 끌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오늘날의 칵테일은 1870년 독일의 칼 린데가 ‘인공 냉동기’를 발명한 뒤 제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얼음이 들어가면서 술을 마시는 방법에는 일대 혁명이 찾아왔고 이때를 즈음해 칵테일의 고전이자 걸작인 ‘마티니’나 ‘맨해튼’ 등이 만들어졌다. 이후 제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칵테일은 미국, 유럽지역에 급속히 퍼져나갔다.

칵테일의 새콤달콤한 맛은 알고 마실수록 더욱 깊어진다.

우선 칵테일이 ‘분위기’로 마시는 술이라는 점을 고려해 가정에서 마시더라도 조명을 은은하게 조정하거나 감미로운 음악을 틀어 칵테일에 걸맞은 분위기를 조성해보면 어떨까.

칵테일은 혀의 감각을 살려 최대한 음미하면서 마시는 술인만큼 너무 달거나, 시거나, 쓰면 오히려 분위기를 망친다. 또 얼음이 들어있는 칵테일은 시간이 지나면 얼음 녹은 물이 섞여 제맛을 잃기 때문에 만든지 30분 안에 마시는 것이 좋다.

칵테일의 미묘한 맛은 조금만 온도가 오르내려도 크게 달라진다. 이 때문에 칵테일을 마실 때는 손의 체온이 잔에 전해지지 않도록 칵테일잔 아래쪽 기둥부분을 잡고 마시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이런 점만 고려한다면 보통 사람도 얼마든지 새로운 칵테일을 창작에 도전해볼 수 있다. 배우자나 연인의 입맛에 꼭 맞게 만든 칵테일에 그의 이름을 붙여 건배한다면 둘 사이의 사랑은 한없이 깊어지지 않을까.

이석현 잠실 롯데호텔 로비라운지 수석 바텐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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