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를 이어가는 SP급 시장〓올 들어 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있지만 고급 위스키 판매량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슈퍼프리미엄(SP)급 위스키인 ‘윈저 17년(디아지오코리아)’은 올 1·4분기 중 9만7720상자(500mL짜리 18병)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4만8195상자)보다 102.7%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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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발렌타인스도 올해 1·4분기 중 ‘발렌타인 17년’ 등 SP급 위스키 1만8425상자를 팔아 지난해 동기(1만5935상자)보다 판매량이 15.6% 증가했다.
하이스코트, 롯데칠성 등 나머지 업체들도 비슷한 판매 추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SP급 위스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00년 3.2%, 2001년 9.7%, 지난해 13.3%에 이어 올해에는 20%선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새로운 경쟁자 등장〓페르노리카코리아는 이달 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17년산 SP급 위스키인 ‘리볼브17’의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한국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국산 브랜드 위스키인 이 제품은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부드러운 맛과 풍부한 향을 살리기 위해 원액 혼합을 세 번이나 하는 ‘트리플 블렌딩’기법을 사용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출고가는 500mL짜리 병당 2만9480원으로 동급 위스키인 ‘윈저 17(디아지오코리아)’, ‘피어스클럽18(두산)’과 같다.
▽기존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업계 1위인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10월부터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참가하는 ‘2003 윈저컵 전국 축구대회’를 개최하는 등 판매 촉진을 위해 꾸준히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달 6일부터 본선전을 벌이고 있는 이 대회는 우승 상금이 1000만원으로 룸살롱, 나이트클럽, 단란주점, 주류 도매업체 등에 근무하는 사람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올들어 업계 1위 자리를 빼앗긴 진로발렌타인스는 지난달 중순부터 한자를 이용한 이색 위스키 광고를 내보내며 업계 정상 자리 탈환을 노리고 있다.
주력 제품인 ‘임페리얼’에 부착한 위조 방지 장치인 ‘키퍼캡’과 ‘키퍼마크’를 부각시키기 위해 ‘믿을 신(信)’자를 광고용 사진에 넣은 것. 위스키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한자를 이용해 믿음을 돋보이게 한 역설적인 광고다.
하이스코트는 지난달 15일부터 슈퍼프리미엄급(SP급) 위스키 ‘랜슬럿 17년(500mL 기준)’ 출고가를 4만9500원에서 2만9700원으로 40% 인하했다. 경쟁사 제품보다 2만원가량 비싸 판로 개척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에 앞서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0월 SP급 위스키인 ‘스카치블루 스페셜(17년산)’ 출고가를 용량에 따라 29.1∼34.3% 내렸다.
두산주류도 지난해 9월 SP급 위스키인 ‘피어스클럽 18’을 시판하면서 출고가를 2만9480원(500mL 기준)으로 책정했다. 저가 전략으로 SP급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디아지오코리아의 ‘윈저17’과 경쟁하기 위해 ‘윈저17’과 같은 가격으로 신상품을 내놓은 것.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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