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의 지분을 분석 제공하는 에퀴터블(www.equitables.co.kr)이 14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 일가가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지주회사 안에 편입하려면 3조5000억원(4월 4일 기준) 이상이 들 것이라고 밝혔다.
에퀴터블은 ‘지주회사 도입의 조건’이란 보고서에서 상장사가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되려면 최소 30% 이상의 지분을 가져야 하는데 이 회장과 삼성그룹 계열사 등 통제 가능한 삼성전자의 지분은 현재 22.36%라는 것. 따라서 8%의 지분을 장내에서 매입하려면 여기에 드는 자금이 3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삼성은 전자 외에 SDI 전기 등 전자계열사만 해도 여러 회사가 있으므로 이들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데는 더 많은 금액이 필요하다.
에퀴터블 이성혁(李晟赫) 대표는 “삼성그룹은 내부적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고려해 보았지만 지주회사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장내에서 매입해야 하는 삼성전자 주식 대금만도 부담스러워 현실적으로 도입하기가 어렵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현대차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장내에서 매입해야 하는 현대차 주식 대금은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주회사 전환에 성공한 LG그룹은 지주회사 전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몇 년간 대주주 일가와 LG그룹 계열사 간에 수많은 거래가 불가피했다고 에퀴터블은 밝혔다.
에퀴터블 보고서는 따라서 “지주회사를 도입하고 싶은 것이 각 그룹의 솔직한 심정이지만 상당히 많은 자금이 필요하므로 지주회사는 모든 그룹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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