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정건용총재 사퇴 외압논란

  • 입력 2003년 4월 14일 18시 21분


산업은행 정건용(鄭健溶·사진) 총재가 “12일자로 사표를 제출했다”고 14일 밝혔다.

정 총재는 임기를 1년 남기고 있었으며 후임 총재에는 유지창(柳志昌) 전 금융감독위 부위원장이 내정됐다.

이날 정 총재는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주 직접 퇴진요구를 (나에게) 전했다”며 “그만둘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은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만두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산은총재 임면은 경제부총리의 제청에 의해 대통령이 하도록 돼 있다.

정 총재의 이번 사표제출은 국책은행장과 공기업 사장 인사를 앞두고 이뤄진 것으로 다른 금융기관장들에 대한 물갈이 인사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재경부는 12일 현대상선 4000억원 대출과 관련, 해임 제청된 박상배(朴相培) 산업은행 부총재를 산은법 위반으로 해임키로 결정했다.

한편 산은 노동조합은 정 총재의 사표 제출과 관련, “명확한 사유 없는 총재 경질과 신정부의 관치인사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산은 노조는 “산은 총재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바뀐다면 지속적인 국책사업에 차질을 빚고 국민경제 발전을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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