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북한 외무성이 "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형식에 크게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미국 등 관련국들이 긍정적인 견해를 내놓으며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
종합주가지수가 600선을 회복하고 향후 장세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이 북한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학제간 교류'를 시도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회담과 증시 전망에 대해 낙관론과 신중론이 교차했다.
'다자회담 장세'의 신호들=14일 11.43포인트 올랐던 종합주가지수는 15일에도 오름세를 계속해 600선을 회복했다.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전무와 임춘수 상성증권 상무는 14일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주가가 700선에 도달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15일 "아직 낙관은 이르지만 최근의 유화적인 흐름은 고무적"이라며 올 주가지수가 815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누리투자증권은 올 1월부터 북한 전문가들을 초청해 '북한공부'를 하고 있다. 또 많은 외국인투자가들이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에게 상담을 신청하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환영하며 한국 경제와 증시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낙관론과 신중론 맞서=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핵 문제는 구조상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핵문제 때문에 주식 값이 내리면 사라고 늘 말해 왔다"고 말했다.
논리는 간단하다. 문제가 해결되면 모두 이익을 보고 그렇지 않으면 모두 손해이기 때문이라는 것. 즉, 해결돼서 손해보는 사람이 없는 문제는 풀린다는 설명이다. 윤 위원은 "북한은 경제회복을 통한 체제유지가 목적이어서 체제가 보장된다면 핵을 포기할 수 있고 미국도 최악의 상황까지 가면 손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북한을 돕고 싶어하는 한국이 있고 일본과 러시아 중국 등 주변국들도 문제 해결을 바라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 위원은 "회담과정에서 정치적인 문제들이 제기되고 핵문제 해결과 북한 체제 보장, 경제지원 조건을 둘러싼 진통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낙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북한팀장은 "아직 미국과 북한 양측이 뉘앙스만 풍기고 있는 상황에서 증시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당분간 증시는 회담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밀고 당기기에 연동해 기복이 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회담이 성사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또 회담이 열려도 양측의 이해관계가 쉽게 조정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동 팀장은 "특히 이라크전쟁에서 이긴 미국은 여유가 있지만 경제회복이 시급한 북한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미국과 한국이 거듭 말하는 "핵문제 타결 후 과감한 지원"이 실현돼 한국의 국가위험도가 크게 줄어들지는 지켜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양문수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도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얼마나 들어줄지가 관건이며 밀고 당기는 과정에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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