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황기에도 서울의 부동산 중개업소는 여전히 늘고 있다. 또 실업난 속에 젊은 층이 부동산 중개업에 몰리고 있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등록된 부동산 중개업소는 모두 2만433개로 작년 12월말보다 760개 증가했다. 이는 최근 부동산 경기가 하향세를 보이고 봄 이사철이 예상 밖으로 빨리 끝나 주택 매매가 부진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중개업소별로는 공인중개사가 1만3294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개인 6937명, 중개법인 202개 순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울 시민 중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모두 6만4167명으로 이 중 20% 정도가 창업한 셈.
아파트 밀집지역인 서울 강남구의 중개업소는 1790개로 25개 구 중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송파(1428개) 서초(1141개) 강동(1069개) 관악구(1036개) 중개업소도 각각 1000개를 넘었다.
서울시 지적과 함병남 팀장은 “부동산 중개업은 소자본으로 단기간에 창업할 수 있는 데다 자격증을 가진 사람도 많아 창업 수요는 여전히 활발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령별로는 20대와 30대 공인중개사와 중개인이 급속히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가 서울 지역에서 창업한 회원의 나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월 30세 이하 회원은 143명이었으나 올 4월은 343명으로 1년 새 2.4배나 증가했다. 31∼40세 회원도 1168명에서 2319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41∼50세 회원은 1.5배 △51∼60세는 1.2배 △61세 이상은 1.1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동산 공인중개사의 연령이 점차 젊어지고 있는 것.
협회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경기가 나쁘다고 하지만 실업난이 심해 부모와 공동으로 창업하는 젊은 공인중개사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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