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코오롱 '냉전'…수입車사업 이어 필름공장 매각 舌戰

  • 입력 2003년 4월 20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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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중견그룹인 효성과 코오롱이 최근 여러 사업 분야에서 정면충돌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합의 당진 나일론필름 공장을 둘러싸고 효성은 “상도(商道)를 어긴 파렴치한 회사”, 코오롱은 “경영이 뭔지도 모르는 회사”라면서 상대를 비판하는 설전을 벌이고 있다.

발단은 지난해 이 공장을 인수한 코오롱이 효성과의 구두약속을 깨고 미국 하니웰에 공장을 넘기기로 한 것.

코오롱은 효성과의 경쟁 끝에 당진공장을 인수했으나 국내 나일론필름 시장의 독과점을 우려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생산라인 2개 중 1개를 제3자에게 매각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당시 공정위는 제3자가 효성이라고 언급했다.

효성 엄성용 상무는 “이남기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이 직접 양사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생산라인을 효성에 팔도록 중재했고 이를 양사가 수용했다”며 코오롱의 약속 위반을 지적했다.

반면 코오롱 이활용 전무는 “누구에게든 팔면 그만이며 효성과는 가격이 맞지 않아 협상이 결렬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효성은 지난달 말 수입차업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딜러선정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BMW의 최대 딜러인 코오롱의 심기를 건드렸다. 효성이 BMW의 최대 경쟁차 벤츠를 판다면 코오롱의 수입차사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사업에서도 두 업체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코오롱은 구미에, 효성은 중국에 각각 스판덱스 공장을 짓고 있고 타이어코드의 경우 양사가 모두 중국에 3000만∼4000만달러의 투자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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