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가진 엄마 아빠들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 봤을 것이다.
아이들을 예전처럼 놓아 기르기엔 요즘 세상이 너무 팍팍해지고, 위험해지고, 치열해진 것은 사실이다.
요즘 아이들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극진한 관심과 대접을 받는다. 그러다가 눈과 귀가 틔고 글을 깨치기 시작할 즈음부터는 서서히 쫓기고 내몰리기 시작한다. 학원에, 과외에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그러나 교육은 더 이상 한쪽의 일방적인 전수(傳授)가 되어선 안 된다. 교육자와 피교육자간의 교감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도 광고처럼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이요, 피드백 과정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와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세상을 볼 줄 알아야 한다.
미국 최대의 장난감회사 하스브로의 광고를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집안 거실 바닥에 무심한 표정으로 누워 있는 강아지. 그 옆에 공룡 장난감이 덤벼들 듯한 태세로 서 있다. 광고문구는 “아이들의 눈엔 두 괴물이 가상공간에서 결투를 벌이고 있다. 또 다른 광고에선 목욕탕 세면대 거울 앞에 꼬마 여자 인형이 서 있지만 이 역시 아이들의 눈엔 ‘슈퍼스타가 사인을 준비하는 중’이다.
광고 왼쪽 아래에는 하스브로의 브랜드명과 함께 ‘그들의 상상력을 꾸준히 키워 주세요’라는 슬로건이 보인다.
이 광고는 장난감을 사는 실제 구매층인 부모들에게 조용히 속삭이듯 충고한다.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흔한 아이들의 행동을 흔하게 보지 말라’ ‘장난감을 갖고 노는 사이 그들의 상상력이 커 가는 것이다’ ‘그들의 눈높이로 세상을 바라봐라’ 등의 속삭임이다.
며칠 후면 5월 가정의 달이다. 이 땅의 엄마 아빠들이여, 아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개안(開眼)시술을 한번쯤 받아 보심이 어떨지…. 흔한 시력교정 시술보다 훨씬 돈이 안 들고 훨씬 효과가 뛰어나지만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이일우 금강기획 카피라이터 willy262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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