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유상증자 결의 이후 LG카드의 주가가 내림세를 타고 있다.
28일 이 회사 주가는 1만6050원으로 마감해 22일 이후 22% 하락했다. 인수합병 소문으로 반짝 상승한 24일을 제외하면 증자를 결정한 뒤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국민 외환 등 다른 카드사들의 주가는 28일 4일 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나 소폭 반등했다.
상장 및 등록 카드사 가운데 처음으로 자본 확충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의한 LG카드에 대해 투자자들이 냉담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증자 결의를 전후해 LG전자 등 계열사와 특수관계인 구씨 일가가 LG카드 주식 346만여주를 팔아치운 점이 개운치 않은 시그널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LG카드의 최대주주인 LG투자증권은 26일 “특수관계인인 구자열 LG전선 사장 등 구씨 일가가 21∼24일 LG카드 120만1300주(1.62%)를 장내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앞서 19일에는 “계열사인 LG전자와 특수관계인들이 226만여주를 장내 매각했다”고 보고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LG측은 유상증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불가피한 지분 매각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그보다는 증자 기준일인 24일 이전에 지분을 최대한 낮춰 증자 부담을 덜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한편 28일에도 28만여주의 LG카드 매도 주문이 LG투자증권 창구를 통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자 대주주의 지분 정리가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애널리스트들은 기존주주들을 대상으로 증자를 한 뒤 실권주는 일반공모로 처리하는 증자 방식도 시장의 기대를 거슬렀다는 평가를 내린다.
우리증권 이승주 애널리스트는 “경영 부실의 일차적 책임자인 대주주들이 증자 부담을 모두 지든가 최소한 실권주만이라도 책임지고 떠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면 시장의 믿음을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카드 관계자는 “소액주주와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이런 방식을 택했다”고 해명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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