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분리된 이복동생 회사때문에…" 속앓이

  • 입력 2003년 4월 28일 18시 05분


2002월드컵축구대회 휘장 사업 독점권을 가졌던 코오롱TNS가 사업권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를 벌인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코오롱그룹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코오롱TNS는 이동찬(李東燦)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이복동생인 이동보(李東寶) 회장이 88년 분가하면서 떼어 나간 코오롱고속관광이 이름을 바꾼 회사. 현재 코오롱그룹과는 관련이 없지만 ‘코오롱’이라는 브랜드를 함께 쓰고 있는 만큼 자칫 시장의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코오롱그룹은 실제로 지난해 8월 코오롱TNS가 고의 부도를 낸 후 2000억원대의 분식회계를 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을 때 곤욕을 치렀다. 월드컵 관련 제품 납품업체들이 과천 본사 사옥 앞에서 부도난 물품 대금 및 남은 물품을 처리해 달라고 시위를 벌인 것.

코오롱 관계자는 “당시 납품업체들의 시위 사태로 기업 이미지에 일부 좋지 않은 영향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본사 생산품이 대부분 중간재 성격이라 매출에 영향은 없었다”면서도 “코오롱TNS 문제가 불거져 나올 때마다 브랜드 이미지에 미칠 영향 때문에 신경이 쓰이는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 명예회장도 코오롱TNS 얘기가 나올 때마다 불편한 감정을 여러 차례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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