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4조 자본잠식

  • 입력 2003년 4월 30일 22시 24분


해외 현지법인을 포함한 SK글로벌 전체의 자본잠식 규모(총부채-총자산)가 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채권단의 예상치보다 훨씬 많은 것이어서 앞으로 경영 정상화를 위한 채무조정 계획을 마련하기가 아주 어려울 전망이다.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30일 SK글로벌이 올 3월 말 기준 자본잠식 규모가 3조9500억원이라고 신고했다고 밝혔다.

한편 영화회계법인은 이날 발표한 SK글로벌의 연결감사 보고서에서 작년 12월 말 현재 자본잠식 규모가 3조4174억원이라고 설명했다. SK글로벌 본사만 놓고 보면 2128억원이어서 해외 현지법인의 부실이 그만큼 컸다는 것.

또한 3개월 만에 회사의 부실 규모가 약 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자본잠식 규모가 커진 것은 영화회계법인이 SK글로벌 해외 현지법인의 매출채권 가운데 회수 가능성이 낮은 3조4875억원을 손실 처리했기 때문. 외국 업체에 물건을 팔았지만 받을 가능성이 없어 떼였다고 본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삼일회계법인의 실사기준은 일반 감사보다 훨씬 까다롭기 때문에 전체적인 자본잠식 규모는 4조5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5월 중순경 실사 결과를 발표하고 출자전환을 비롯한 경영 정상화 계획은 5월 말쯤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SK글로벌의 연간 영업이익은 1000억원 미만에 불과해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출자전환 규모가 최소 2조원 이상은 돼야 하는데 채권단이 이만큼의 손실을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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