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지배구조 개선 비약적 발전"

  • 입력 2003년 5월 6일 15시 35분


지난 2년간 한국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비약적 발전이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프랑스계 국제투자은행 크레딧리요네(CLSA)와 아시아 기업지배구조협회(ACGA)가 5일 발표한 '2003년 아시아기업지배구조 감시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년간 말레이시아와 함께 가장 빠르게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한 나라로 꼽혔다.

또한 한국통신 등 한국의 4개 기업이 기업지배구조 최우수 기업 10위안에 포함돼 이 분야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번 결과와 관련, 제이미 알렌 ACGA 사무총장은 6일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은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새로운 법제도를 도입하는 데 특히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참여연대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주주행동주의(소액주주운동을 지칭)는 아시아지역에서 가장 활발했으며 한국의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기관투자자들이 기업의 중요의사결정에 의결권을 행사토록 한 것도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하지만 알렌 사무총장은 "최근 (SK그룹) 기업 스캔들은 그간 도입된 규제제도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고, 상장기업들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형식적으로만 이뤄진 게 아닌가하는 의문을 낳고 있다"는 지적했다.

CLSA는 이번 연구에서 아시아 10개국 380개 기업의 지배구조를 분석했고 한국기업은 한국통신, 담배인삼공사, 국민은행, 삼성화재 등 4개 기업이 상위 10위 기업에 포함됐다.

CLSA는 4년 전부터 신흥시장 기업을 평가해왔는데, 2년 전까지 한국은 상위 10개 기업에 하나도 랭크되지 못했다. 국가전체로 따지면 한국은 아직 싱가폴, 홍콩, 인도, 대만에 이어 5위. 삼성전자, KT프리텔, 한전이 상위 20개 기업에 포함되었다.

CLSA는 기업이 7가지 핵심가치를 얼마나 잘 준수하느냐에 따라 기업 지배구조를 평가한다. 규율(가치극대화 경영)과 투명성, 이사회 독립성, 경영진의 이사회에 대한 설명책임, 경영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 공정성 및 사회적 책임 등이 그것이다.

스톡홀름(스웨덴)=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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