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아파트 "매물 없어요"…고속철 역사 주변 개발 본격화

  • 입력 2003년 5월 6일 17시 29분


정부의 신도시 발표를 앞두고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경기 광명시 철산동 도덕파크 주공아파트. 광명=차지완기자 cha@donga.com
정부의 신도시 발표를 앞두고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경기 광명시 철산동 도덕파크 주공아파트. 광명=차지완기자 cha@donga.com

《“아파트 매물이 없어요. 집값이 더 뛸 거라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모두 거둬들였어요.” 4일 오전 11시경 경기 광명시 철산동 주공아파트 12단지 안에 있는 D공인중개사무소. 아파트 시세를 물어보는 질문에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대뜸 매물이 없다는 말부터 꺼냈다. 》

지난달 25일 이 지역이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29일 광명지역 아파트 기준시가가 24.9% 오른 뒤 매물이 사라졌다는 것. 공인중개사들은 “신도시로 지정된 뒤 값을 올려서 팔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경기 광명뿐만 아니다. 김포지역 부동산시장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두 지역 모두 유력한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이다. 지난달 21일 건설교통부가 수도권 신도시 2곳을 조기에 선정하겠다고 발표한 뒤 오름세는 더욱 뚜렷해졌다.

▽호가(呼價)는 오름세=광명시 철산동과 하안동에 있는 고층 주공아파트값은 투기지역으로 지정되기 전까지 한 달 새 3000만∼4000만원 뛰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철산동 저층 주공 1∼3단지는 오름폭이 더욱 커 5000만원 정도 급등했다.

현재 철산동 주공 13단지 28평형의 매매 호가는 2억5000만원, 하안동 주공 12단지 31평형은 2억9000만∼3억원에 이른다. 평당 가격이 900만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김포지역은 땅값이 크게 올랐다. 장기지구를 지나는 48번 국도 옆 준농림지값은 300만∼600만원. 3주 전에는 평당 200만∼400만원에 거래됐다.

아파트값도 소폭 올랐다. 사우지구 아파트값은 최근 3주 동안 평형별로 평균 2000만원 정도 올랐다. 장기동 역시 이라크전쟁 등의 영향으로 한때 내림세를 보였다가 최근 1000만∼1300만원(33평형 기준) 정도 올랐다.


▽매매는 부진=광명지역 주택시장은 현재 ‘매물난’을 겪고 있다. 매수세력은 있으나 매물이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것. 일부 공인중개사들은 아파트 매매와 전세, 월세 물건을 내놓는 매도자에게 중개 수수료의 절반을 깎아주는 행사를 벌일 정도다.

하안동 R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특히 1가구 2주택자를 중심으로 신도시로 지정된 이후 집값이 오르면 그때 팔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김포 역시 ‘급매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장기동 D공인중개사 대표는 “건교부가 신도시를 조기에 선정한다는 발표가 나온 뒤 아파트 및 토지 매물이 들어가는 추세”라며 “매수 희망자는 꾸준히 있으나 매물이 부족해 거래는 한산한 편”이라고 말했다.

▽투자 유의사항=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여러 가지 조건을 감안할 때 신도시 후보지로 김포매립지 주변과 광명시 일대, 미개발지가 많은 경기 파주, 화성, 오산 남양주 하남시 등을 꼽고 있다. 이 중 김포매립지 주변은 동북아비즈니스센터로 개발되고 광명은 고속철도 역사(驛舍)가 들어선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광명과 김포지역도 ‘핸디캡’은 있다. 집값을 움직이는 서울 강남지역 거주자가 옮겨 가기에는 아직까지 생활편의시설과 학교 등이 부족한 편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여러 곳에 분산투자하면 리스크 관리는 물론 투자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으나 자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한 곳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선정 과정에서 탈락했을 경우 장기간 자금이 묶이는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명·김포=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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