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합금소재 생산 '리퀴드 메탈'…"평택공단을 생산기지로"

  • 입력 2003년 5월 6일 17시 46분


경기 평택시 어연한산공단 리퀴드 메탈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평택=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경기 평택시 어연한산공단 리퀴드 메탈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평택=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경기 평택시 청북면 어연리의 어연한산공업단지. 약 20만평 규모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경기도와 경기지방공사 등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해 운영하고 있는 외국인 전용공단이다. 공단 주변으로는 논과 밭, 시골 동네가 이어져 있다.

공단이라고는 하지만 굴뚝은 없는 대형 창고형인데다 건물이나 출입문 글씨는 대부분 영어로 쓰여 있어 미국 실리콘밸리에 첨단 기업들이 모여 있는 것처럼 ‘캠퍼스형 공단’을 연상시킨다. 이곳에는 미국 13개 업체, 일본 8개 업체 등 외국기업 26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한국 기업들도 차츰 공장을 옮기고 외국인 직접투자가 줄어들고 있는 때에 재미동포 한인 2세 기업 ‘리퀴드 메탈’은 이곳에 공장을 짓고 생산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한국을 글로벌 생산기지로’=리퀴드 메탈은 지난해 10월 어연한산공단에 공장을 준공했다. 앞으로도 한국에 제2, 제3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이 업체는 한국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미국 영국 싱가포르 중국 등에서 공장 유치 제안을 받았으나 한국을 ‘글로벌 생산기지’로 삼겠다고 결정했다.

2001년 8월 현지법인을 세운 후 약 30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450여명의 근로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 업체는 이곳에서 비행기 동체(胴體) 원료인 티타늄보다도 강하면서 탄성이 좋은 특수합금 신소재인 ‘리퀴드 메탈’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휴대전화 몸통 등 내수용도 있지만 인공관절 부품, 골프 퍼터와 아이언의 부품 등은 미국 등으로 수출한다. 이상덕 공장장은 “앞으로 시계 몸집, 디지털 카메라 케이스, 나아가 자동차 프레임 등 생산 품목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스닥에도 상장한 회사=리퀴드 메탈은 미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테크) 연구진이 개발한 신소재 이름이자 이들 벤처기업의 이름. 1994년 재미동포인 제임스 강(한국명 강종욱·리퀴드 메탈 회장)과 존 강(강종호·리퀴드 메탈 사장) 형제는 이 회사 기술진을 포함해 통째로 인수해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아직 연구 기반은 미국에 있다. 2001년 5월에는 나스닥에도 상장됐다. 미국 유명 대학의 재료공학 전문가들을 기술자문위원으로 두고 소재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는 것이 기술력의 한 요소라고 강 회장은 설명했다.

강 회장은 어연한산단지를 고른 것에 대해 “공항 항만과 멀지 않고 생산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지 않은데다 공단내에 첨단기술을 보유한 외국 기업들이 함께 들어와 있는 것도 매력이었다”고 말했다.

리퀴드 메탈의 증설 계획이 알려지면서 여러 지자체에서 치열하게 유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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