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F의 올해 1·4분기(1∼3월) 실적에서 두 회사의 표정은 크게 달랐다.
SK텔레콤이 6일 발표한 1·4분기 실적은 증권가의 예상을 가뿐히 넘었다. 매출액이 2조24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4488억원으로 1% 늘어났다.
특히 무선인터넷 매출 부분은 컬러단말기 보유 가입자가 1년 사이 124만명에서 621만명으로 늘어난 데 힘입어 전분기(지난해 4·4분기) 대비 5%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회사측은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지 않아 마케팅 비용이 40%가량 줄어든 것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앞서 2일 실적을 발표한 KTF에 대해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목표주가 하향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KTF의 1·4분기 매출액은 1조20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1%, 전분기에 비해서는 11.9% 줄어들었다. 기대를 모았던 무선인터넷 부분도 전분기보다 5% 감소했다.
신규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된 데다 SK텔레콤과 달리 요금 인하의 충격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경기가 좋을 때는 감춰져 있던 두 회사 가입자의 질과 마케팅 능력의 차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은 경기침체 속에서도 무선인터넷 사용에 기꺼이 돈을 낼 양질의 가입자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반면 후발주자인 KTF는 가입자의 서비스 사용 능력이나 브랜드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
KTF는 ‘마케팅의 딜레마’ 문제로도 고전하는 상태. 매출액을 늘리려면 신규 가입자를 더 확보해야 하는데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 발표에 이어 올해 예상 순익의 35%를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혀 시장의 환영을 받고 있다.
LG투자증권 정승교 애널리스트는 “가입자 질의 차이가 결정적이어서 경기가 좋아지지 않을 경우 두 회사의 펀더멘털 차이는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주가도 SK텔레콤이 5.39% 오른 반면 KTF는 4.63% 떨어졌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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